“돼지 등급판정제도, 소비시장 반영해야”
“돼지 등급판정제도, 소비시장 반영해야”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4.15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한돈산업 발전 토론회 개최

업계 전문가 현 체계, 한돈산업 성장에 걸림돌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현 돼지 도체등급 판정제도의 개선 필요성이 재차 제기됐다. 도체 등급 판정 기준이 소비자의 돼지고기 선택기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지난 1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주최한 돼지고기 소비활성화와 소비자권익 보호를 위한 한돈 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행 돼지 도체등급 판정제도를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주제발표에서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은 “1993년 돼지고기 등급제가 시행된 이래 등급제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등급판정 결과가 소비시장과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 높은 가격의 1+등급 지육이 소비시장에서는 타 등급과 혼합돼 판매되는 경우도 다수 발생한다등급기준 일괄 의무적용이 오히려 다양한 소비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게 만들게 됐다. 특히 돼지는 단기비육 특성상 등급 차별화가 어려워 등급판정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며 이때 소비 시장과의 연계와 소비자 의견 수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철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장은 등급기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지도 않으며 육질·육안평가와도 접점이 없다현 등급제는 너무 복잡하고 의미가 없다. 해외에서도 돼지의 경우 등급판정제가 의무가 아닌 만큼 자율로 변경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돈육가공업체들 또한 현행 등급판정제의 한계를 지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도영 백두대간 대표는 등급판정제도 하나로 도체거래지표와 소비자구매지표 두 개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온도체(규격)판정의 품질지표로써 한계가 존재한다등급제는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정도의 제도로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욱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은 도드람엘피씨공사와 도드람김제FMC 2개 도축장에서 자동 도체판정 장치(오토폼)을 활용, 삼겹과 근간지방 비율별 출현율과 소비자 선호도 등을 비교한 결과를 예시로 1+등급 출현율과 소비자선호구간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결과를 밝히며 등급제 개선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했다.

박광욱 조합장은 현재 지육량과 등지방만을 기준으로 등급판정을 하는 것은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 앞으로 도축장의 자동 도체판정 장치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유동적으로 변화를 감지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범권 선진 총괄사장은 소비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의 획일적 등급기준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기호대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맛을 결정하는 지방함량의 선택폭을 넓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하태식 대한한돈협회장은 생산자에 입장에서도 등급기준 변경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태식 회장은 다산성 모돈 도입 등 변화하는 생산 현장 상황에 맞는 등급기준 변경의 필요하다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등급기준 개선의 시급함에 따라 기존 원칙을 전제로 현재 등급제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좌장을 맡은 정구용 상지대 명예교수(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업계의 의견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법률개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 차원에서 축산법 개정을 요청해야 하며, 정부가 진행 중인 연구 사업에도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업계의 주장에 박홍식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돼지 도체등급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며 시대가 변화한 만큼 생산자와 도축 · 가공 및 유통,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해 돼지 등급판정제도를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돼지고기 뒷다리살 소비 확대 필요성도 제기돼 각계 전문가들과 소비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