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장의 시선]소 귀에 경 읽기
[이 부장의 시선]소 귀에 경 읽기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4.29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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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용 취재부장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수년 전부터 농업통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搖之不動)이다. 이런 정부의 무책임한 행태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와 국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형국이다.

통계청은 대한민국 통계를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정부에서 내놓은 통계의 생명은 정확성이다.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으면 신뢰성이 떨어져 시장 혼란만 야기 시킨다.

특히 농산물 유통정보는 국가가 제공하는 공식자료인 만큼 정확한 정보제공이 이뤄져야 하지만 매년 반복해서 부정확한 통계로 인해 현장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농산물 중에서도 주요 품목(쌀, 양파, 마늘 등)의 통계 수치가 오락가락하면서 현장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설상가상 정부의 수급정책에 악영향을 미쳐 시장예측마저 불가능해졌다.

이에 현장에서는 대대적인 개선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 통계는 전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통계청 주도의 국가농업통계는 부정확할 뿐 아니라 발표 시기도 늦다는 문제점이 있어 현장과 차이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쌀 생산량 발표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다. 2020년산 최종 쌀 생산량과 앞서 나온 생산량 예상 수치가 큰 차이를 보여서다.

10월에 발표한 통계청 쌀 예상 생산량은 전년대비 11만 3,000톤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반면 최종 생산량은 23만 7,000톤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양파와 마늘의 경우에도 매년 생산면적과 생산량 증감률이 통계청의 발표와 현장의 조사가 두 배 이상 차이 날 정도로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

국내 농산물 가격은 생산량이 3%만 늘어나거나 줄어도 가격이 널뛰기를 하기 때문에 정밀한 통계가 필요하지만 정부의 농업 관련 통계는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이처럼 국가통계의 부정확성 때문에 정부 수급정책이 불안정하면 이로 인한 피해는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인 국민의 몫이 되기 때문에 정확한 농업 통계로 제대로 된 수급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농업통계 사업을 농식품부로 이관해 일원화하고 고도화하자는 게 농업계 중론이다.

이와 같은 입장은 국회에서도 계속 주장되고 있는 이야기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의 통계청 주도의 국가농업통계는 부정확할 뿐 아니라 발표 시기도 늦다는 문제점이 있어 대안으로 농산물의 특수성을 고려해 농업 통계만이라도 농식품부가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가의 통계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감추려고 하거나 변명으로 일관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더욱 불신만 키우고 있다.

‘소 귀에 경 읽기’식 행태를 보이고 있는 정부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통계정책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이제라도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보다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농업 통계 체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할 때다.

언제까지 통계청의 잘못된 농업통계 때문에 현장의 불안감만 더욱 고조되고 잘못된 수급정책 피해로 농가와 국민이 고통 받아야 하는가. 이번에야 말로 대대적인 개선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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