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시대 훌쩍 넘는 농업의 ‘제3인류’(2)]농업기술의 진화(進化)…국내 어디서든 ‘열대과일’ 재배 가능해져
[FTA 시대 훌쩍 넘는 농업의 ‘제3인류’(2)]농업기술의 진화(進化)…국내 어디서든 ‘열대과일’ 재배 가능해져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5.07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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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비롯해 전국서 바나나 등 생산…FTA 극복 산업 발돋움
(주)교린 ‘에너지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 개발 ‘현실화’
열대과일 재배 ‘최적화’ 환경 구현…자동화 시스템 원스톱 관리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안순태 교린 대표가 바나나를 따고 있는 모습.
안순태 교린 대표가 바나나를 따고 있는 모습.

그동안 FTA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농업 품목 중 하나는 과일류다. 각종 FTA가 체결되면서 1991년 바나나를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수입산 과일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그 결과 국내 과일 소비는 대폭 감소하고 그 자리를 체리나 바나나, 포도 등 수입산 과일들이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FTA 이행에 따른 관세율 인하 등으로 향후 열대과일을 포함한 수입과일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로 인해 국내 과일 농가의 직간접적 피해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열대과일 소비패턴은 바나나, 파인애플 등 일부 품목 위주에서 다양한 품목으로, 신선과일 위주에서 주스, 과일빙수, 아이스크림 등 가공품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과일 소비패턴의 변화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으며, 각 식품업체들도 열대과일을 활용한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국내 농가들은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아열대·열대작물을 새로운 고소득·기능성 작목으로 인식하는 역발상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반도 기온이 상승하면서 2080년에는 한반도 경지면적의 62.3%가 아열대 기후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까지 맞아 떨어지면서 국내에서 열대과일을 생산하는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다.

아울러 지자체를 중심으로 열대과일 특성화 사업도 다양해지고, 6차 산업을 연계한 소득원으로 기대감 또한 커지면서 열대과일 생산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의 아열대작목을 재배현황(2019년)은 과수 11종 3779ha, 채소 11종 242ha 등 총 22작목·4021ha에 이르고, 과수의 경우 만감류, 망고, 백향과, 용과, 구아바, 파파야, 바나나, 커피, 올리브 등을 다양하게 재배하고 있다.

이렇게 FTA를 발판삼아 신 소득원으로 각광받는 국내 열대과일 재배면적이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용과 난방비 등의 유지·관리비 부담이 크고, 재배기술 연구 및 보급시스템이 취약, 생산물량이 적어 거래시장이 부재하다는 점 때문에 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2000년대 초반에도 바나나 국내 재배 생산 강풍이 불었지만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운영되다보니까 수입산 바나나 가격과 경쟁에서 밀리면서 대부분의 농가들이 폐원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농업기술이 진화하면서 농가의 실질적 애로사항이었던 초기 투자비용과 난방비 등의 유지·관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돼 농가들이 마음 편히 열대과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주)교린은 비닐하우스 필름을 IR(infrared ray, 적외선)필름으로 개발해 열을 잡아주는 효과적인 스마트 팜을 구축하는 노하우를 가진 업체다.

이 업체는 맞춤형 열대과일을 재배할 수 있는 비닐하우스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펼치며 각광을 받고 있다.

교린은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를 개발해 서울 상일동을 비롯해 경기도 양평, 시흥, 포천, 충남 논산 등지에 단지를 조성 중이다.

특히 상일동의 경우 지난 3년간 바나나를 시험재배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으며, 여기에서 집약된 통계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열대과일 재배 비닐하우스 인프라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으며, 농가에 경영컨설팅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상일동 시설하우스에서는 바나나 묘목 120그루가 심어져 있으며 연중 내내 바나나 수확이 가능하고, 남부지역에서 생산되는 바나나와 견줘도 될 만큼 성장속도 또한 빠르고 맛도 좋다.

실제로 이곳에서 생산된 바나나는 맛이 새콤달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었고, 남부 지방 바나나 등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상일동에 있는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 내부 모습.
상일동에 있는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 내부 모습.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비결은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하우스는 일반 비닐하우스와는 차원이 다른 기능들로 가득하다. 우선 나노 소재를 플라스틱 필름에 분산시켜 광을 선별적으로 산란 또는 통과시키도록 설계해 하우스 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획기적 적외선 제어필름 자청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하우스는 여름철에는 고온으로 인해 농업인들이 어려움(건강, 엽소, 일소 문제 등)을 호소하고, 겨울에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난방비가 나가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교린이 개발한 자청 필름을 사용한 하우스는 원적외선 차단기능으로 탁월한 보온 효과가 나타나고, 근중적외선 차단으로 차열 효과를 나타낸다.

아울러 차열과 보온 동시 효과로 사계절 사용이 가능하고 가시광선 투과율과 투명도를 동시에 구현해 기존의 하우스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팜 내부에는 기능성 LED조명과 경량 면상발열 난방·항온항습 제어 시스템 등 ICT를 결합한 스마트 시스템을 장착하면서 기존과 다른 하우스로 탈바꿈하게 됐다.

특히 그동안 기술 개발을 꾸준히 해온 결과 150도 발열 효과를 내는 면상발열체를 개발해 시중 비닐하우스 보다 5도 정도 온도는 높고 광열비용은 60% 낮추는 효과를 거두고 있어 많은 농가들의 이목을 받고 있다.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 개발과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안순태 교린 사장은 “이 스마트 하우스의 장점은 가시광선 투과율 저하 없이 사계절 차열과 보온 기능을 계절에 따라 발현해 농작물 생장에 효과적”이라며 “특히 여름에는 내부 온도를 일반 하우스 대비 5~10도 낮춰 고온 피해를 해소하고, 겨울에는 난방을 하는 난방기에서 방사되는 원적외선의 외부 방출을 차단해 냉해방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남부 지방의 바나나 재배 하우스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가 높은 환경이지만 교린이 개발한 하우스는 온도와 습도가 낮아 쾌적한 느낌이 들 정도.

안 사장은 무엇보다 난방비 절감이 탁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능성 LED조명으로 해충의 접근을 방지하면서 야간작업이 가능하고, 획기적인 에너지 절감 난방 시설과 태양광 설치 등으로 기존 난방 대비 최대 60% 이상 에너지 절감이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특히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물 관리부터 온도조절, 습기조절 등 하우스 내 모든 기능을 스마트제어 할 수 있어 농가들이 보다 손쉽게 하우스를 관리할 수 있게 설계돼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안 사장은 “LoRa 방식으로 빠른 데이터 송출과 넓은 지역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액티브와 패시브 방식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IoT플랫폼으로 설치해 운영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순태 사장이 스마트제어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모습.
안순태 사장이 스마트제어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모습.

그는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는 농업인 입장을 생각하며 개발한 것으로, 실제 농업인들이 손쉽게 사용하고 비용 절감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안 사장은 “기존 아열대 작목을 생산하려면 많은 시설비와 난방비 등이 들어 농업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특히 최적의 환경에서 하우스를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설명하며,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는 이런 기존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농업인들의 삶의 질을 보다 향상시킬 수 있게 고안해서 개발된 만큼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연중 수익이 날 수 있도록 혼식재배를 할 수 있게 설비돼 있으며, 양평의 경우 바나나, 감귤, 수박, 딸기 등 혼식이 가능하게 설계돼 연중 수익이 가능해져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사장은 앞으로도 전국 각지에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 공급에 나설 것이며, 획기적인 신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양평, 시흥, 포천, 논산 등 4군데를 필두로 17건의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 단지 조성에 대한 문의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쳐 더 많은 곳에서 고효율·저비용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최근 늘고 있는 귀촌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니 레져팜 하우스도 개발해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열대과일을 팔 판로확보가 어려운 상황인데 이를 위해서도 학교급식, 스포츠 프로구단, 유기농 판매 업체(한살림) 등과 접촉해 ‘에너지 절감형 고효율 아열대 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열대과일이 전량 판매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과수농가들은 FTA를 역발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교린과 같은 우수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국산 열대과일 시대의 서막을 여는 시기가 앞당겨졌다.<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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