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업]천수답 양봉산업의 보릿고개
[뉴스픽업]천수답 양봉산업의 보릿고개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06.04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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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꿀 수확량 1/3. 2년 연속 흉년. 양봉 농가들이 받아든 성적표다. 기후변화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올해 5월 이틀에 한 번꼴로 내린 비는 꿀벌들의 일터를 초토화시켰다. 양봉 농가 수의 증가로 꿀벌이 늘어난 탓도 채밀량을 줄이는 구조적인 문제를 촉발했다. 지금의 양봉산업이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기후변화가 아니더라도 꿀벌의 일터인 밀원수의 감소는 가파르다. 9년 만에 3ha기준 밀원수 집단화 면적은 1,905만 평이 자취를 감췄다. 대표적인 밀원수인 아까시나무의 노후화와 정부가 산림 자원 활성화를 위해 산림자원을 경제수목으로 탈바꿈하는 정책도 밀원수 감소에 불을 지폈다.

채밀량 폭락은 식품산업으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꿀을 사용하는 일부 식품업계는 지난해 재고떨이로 간신히 물량 맞추기에는 성공했지만 연이은 꿀벌 보릿고개에 올해는 대응책 찾기에 분주하다.

꿀의 품질도 걱정이다. 개화기에 내린 비와 저온으로 인한 유밀 저조가 겹쳐 벌꿀의 수분함량이 높아지는 이른바 '물꿀' 발생량도 흔하다.

양봉농가들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며 아까시나무들을 찾아 헤맨다. 양봉농가들의 대이동은 올해 채밀량 폭락에 더욱 억척스러워졌다. 50년 이상 양봉산업에 몸담은 농가들조차 이번 대기근에 폐업을 고려하는 농가들도 줄을 잇는다. 

축산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양봉산업은 한우와 한돈, 양계산업처럼 정부의 수급조절 품목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자연재해에 취약한 양봉산업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장기적 수급 조절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축산정책의 사각지대에서 양봉농가들이 신음하고 있다. 농축유통신문은 양봉 현장을 찾아 양봉산업의 실태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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