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황재택 전국한우협회 전무] "한우협회도 쿠팡·넷플릭스처럼"
[인터뷰-황재택 전국한우협회 전무] "한우협회도 쿠팡·넷플릭스처럼"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06.09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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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는 속도를 겸비한 대변화 요구
양질 정보전달 소통 강화로 미래 산업 담보 
다양한 주제 경진대회 통해 외부 지성 활용
한우협, 농가 서비스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


황재택 전국한우협회 전무.
황재택 전국한우협회 전무.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쿠팡이라는 기업은 시대 변화에 따른 능동적인 대처로 빛났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쿠팡이 급성장 한 이유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요동치는 (사회적 변화) 속도에 적절히 대응해서다. 넷플릭스의 성장 배경은 무엇인가. 내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공모로 천재들의 머리를 빌렸다. 넷플릭스는 기존 조직이 보유한 해결책보다 더 나은 솔루션을 외부로부터 도출해냈다. 협회라고 다른가. 전혀 다른 조직 같지만 충분히 벤치마킹할 수 있는 장점들이다."

취임 50일을 맞은 황재택 전국한우협회 전무는 한우협회가 미래로 가기 위한 요건을 묻는 질문에 다소 파격적인 대답을 내놨다. 1차 산업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유통 분야와 OTT(Over The Top, 미디어 콘텐츠 제공하는 서비스) 그룹의 성장 배경을 거론하며 협회가 가야 할 길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오히려 한우산업이야말로 급격한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죠. 타 분야 보다 산업적으로 변화무쌍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잖아요. 축산 환경에 대한 우려, 대체육에 대한 도전, 수입산의 공격적인 시장 진입, 농가 고령화, 사육두수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 신호 등. 특히 코로나 시대 소비시장이 급격히 요동치면서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 서서히 죽어가는 조직, 쪼그라드는 산업이 될 수 있다는 데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황 전무는 쿠팡이라는 기업처럼 시대 변화를 읽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면 한우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봤다. 기존의 조직 시스템으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기 힘들지만 거꾸로 이를 잘 활용한다면 협회 조직이 급성장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협회 홍보팀을 강화하고 힘을 실어준 이유는 정보제공뿐만 아니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조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속도를 겸비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배송을 강화하면서 대응했듯) 협회가 현안과 정책을 수립한 생성 결과물 등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 소리를 주고받는 쌍방 소통의 빠른 전달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무장한다면 생산자 단체를 넘어 새로운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걸출한 조직을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로는 사람, 인재라는 말도 덧붙였다. 직원들에게 최고의 보상은 함께 일하는 동료를 최고로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처럼 업계에 새로운 시사점을 줄 수 있는 인재에 욕심을 낸 것이다. 김삼주 한우협회장이 취임 후 밝힌 외부 지성을 활용하자는 방안과 궤를 같이 한다.

"넷플릭스라는 기업은 경연 대회를 통해 그들 스스로의 문제를 외부로부터 솔루션을 가져와 효과적으로 해결하기도 했죠. 협회도 다양한 아이디어와 신선한 생각으로 무장한 외부 인사들과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2006년 넷플릭스는 3년간 영화 추천 알고리즘을 외부 공모를 통해 받았다. '넷플릭스 프라이즈'라 일컫는 해당 공모에는 5,000여 개 팀이 응모, 그중 가장 뛰어난 팀은 넷플릭스 자체 내의 알고리즘 성능보다 10%나 웃돈 솔루션을 제시했다. 협회도 한우산업의 다양한 주제의 경진대회를 통해 외부 지성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전무는 협회에 몸 담기 전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일을 해왔다. 국회 통으로 기대를 받는 이유다. 황 전무 영입 이후 협회는 대국회 스킨십이 크게 늘었다.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다소 부담감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다름과 같음"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국회 활동과 협회에서의 활동의 접점을 찾는다면 '다름과 같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름이라면 전직에서는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의 다양한 활동을 보좌하는 역할이라면, 지금은 한우농가를 위해 전국한우협회 회장의 다양한 활동을 보좌한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는 협회도 농가 서비스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동안 협회가 쌓아놓은 자산을 데이터화해 축적시키고 농가들이 시대 변화에 맞도록 즉각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협회에서 연구했던 다양한 자료를 농가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축적은 시대가 요구하는 중요한 문제죠. 한우협회는 한우 농가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듯 종국에는 협회가 대농가 서비스 조직으로 거듭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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