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멈추니 과수화상병 창궐…매년 전염병 악순환 이어져
고병원성 AI 멈추니 과수화상병 창궐…매년 전염병 악순환 이어져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6.09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축·과수 전염병 피해 더욱 ‘커져’ 실질·체계적 ‘종합대책’ 마련해야
전국 293농가 발생 청정지역인 ‘충남 예산-경북 안동’도 뚫려 ‘비상’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매몰현장
매몰현장 모습.<사진 제공:농진청>

최근까지 가금농가에 큰 피해를 안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멈추자 치료제 조차 구할 수 없는 과수화상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식물 세균병으로 불에 타서 화상을 입은 것처럼 말라죽는 증상을 보이며, 사과·배나무에서 피해가 가장 크게 발생한다.

문제는 과수화상병이 지난 2015년 5월 경기도 안성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이후 충남과 충북, 강원 등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올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그동안 발생이 없었던 사과 주산지인 충남 예산과 경북 안동 소재 사과 과원에서 확진된 것이다.

올해 과수화상병은 지난 5월부터 기존 다 발생 지역인 충북 충주·음성·제천, 충남 천안 등을 중심으로 발생했지만 청정지역인 예산과 안동까지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어 과수농가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경북의 사과 재배면적은 1만 8,705ha로 우리나라 전체 재배면적(3만 1,598ha)의 59.2%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안동을 필두로 경북 전 지역으로 확산된다면 사과 수급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농촌진흥청을 비롯해 지자체는 의심신고 직후 발생과원에 대해 긴급조치를 실시했고, 주변 지역에 대한 예찰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의심신고 직후 의심주 제거, 해당 과원 출입제한, 생석회 살포 등 조치를 실시했으며, 신속하게 매몰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농진청과 경북도 농업기술원은 안동 주변의 청송, 영주, 봉화, 의성 등 사과 주산지 시·군에 대한 예찰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예찰 범위 등을 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안동에는 농진청 상황관리관을 파견해 현장 대응체계를 갖추고, 농가 예찰, 예방조치, 매몰 등 방제 등에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예찰결과에 따라 매몰범위의 확대와 함께 주변으로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경북도와 안동시는 농업인의 과원 방문 제한, 기주식물 이동금지, 과원 및 작업도구 소독, 과원 관리내역 기록 등을 포함한 행정명령 발령했다.

하지만 지난 6년 동안 과수화상병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기존 방역대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업계 관계자는 “2015년부터 과수화상병이 계속해서 확산 추세를 보이며 과수농가 피해를 키우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확실한 대책은커녕 우왕좌왕 하는 모습만 계속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그동안 과수화상병 예찰과 방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방역과정에서 제기된 사안에 대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과수화상병 확산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 과수화상병 관련 예산 확보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예찰‧방제활동을 강화하고, 과수화상병 발생원인 구명과 중장기적인 방제기술 개발 등 종합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과수화상병 피해 농가는 293곳으로 피해 면적은 140.6ha에 달한다. 피해 지역별로는 충북이 174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58곳), 충남(53곳), 강원과 경북이 각각 4곳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