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흉년징후 곳곳에서 포착…식량위기 가시화되나
올해도 흉년징후 곳곳에서 포착…식량위기 가시화되나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6.25 10: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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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흉년에 정부-민간 ‘쌀 비축물량’ 바닥 드러나
일교차 영향 벼 초기생육 빨간불…7∼8월 날씨가 변수
감산정책 허점 드러나…기후 연계 식량정책 수립 필요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지난해 태풍, 집중호우, 긴 장마 등 각종 자연재해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2020년산 쌀 생산량이 350만 7,000톤으로 연간 신곡 수요량 380만 톤에 비해 30만 톤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다. 문제는 2019년산 쌀 생산량도 374만 4,000톤으로 약 5만 톤에서 10만 톤가량 부족했고, 부족 현상이 2년 이상 지속되면서 정부와 민간 비축 물량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말 기준 정부양곡 재고량은 국내산 43만 톤, 수입산 50만 톤(가공용)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정부양곡 공매 물량과 5~6월 소비량이 제외된 수치여서 실제 정부양곡 재고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민간 재고 물량도 오는 8월경이면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부족한 상황이라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정부의 식량정책은 여전히 쌀 감산정책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마다 경지면적이 줄고 있으며, 쌀 자급률도 2010년 104.5%에서 2019년 92.1%로 감소, 올해의 경우 8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만약 올해까지 흉년이 이어진다면 주식인 쌀 부족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올해 같은 경우에도 기후위기 현상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으며, 올여름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국지성 집중호우가 우려되고, 1∼3개 태풍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북의 한 쌀 생산자는 “올해도 심상치 않다. 5월 기온이 낮에는 뜨거웠다가 밤에는 차가워져 벼 초기생육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일교차가 커 뿌리활착이 더뎌 생육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하며, “이런 상황에서 7월과 8월 날씨 상태에 따라 올해 흉년일지 풍년일지 결정 날 것이다. 만약 작년처럼 장마가 50일 이상 간다거나 집중호우가 발생한다면 수잉기에 알이 제대로 배지 못해 수량 감소로 이어져 흉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작년에도 날씨의 영향으로 각종 병해충이 많이 발생해 생산량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올해도 작년과 같은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철저한 관리와 예방 대책을 세워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올해도 날씨 때문에 흉년이 들면 식량위기를 초래될 수 있다. 정부도 이에 대비한 만발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충남의 쌀전업농도 “계속되는 기후위기 속에서 정부가 계속해서 쌀 감산정책을 취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자급률 100%를 유지하는 쌀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식량위기를 겪지 않고 버텨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특히 올해 같은 경우도 집중호우, 태풍 등이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쌀 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해진 만큼 정부가 적절한 대비책과 쌀 감산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문가들도 기후변화에 대비한 식량정책을 재수립해야 하고, 안정적인 식량공급 체계를 갖출 수 있는 시스템을 재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농업계 전문가는 “자연재해가 계속 발생하면서 식량위기 문제는 더욱 커질 수 있어 정부가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후와 연계한 식량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특히 지금까지 현 상황만 바라보고 단기적인 대책만 추진하다보니까 곳곳에서 허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해 현장에 불신과 불안감을 키웠고,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주식인 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계속해서 흉년이 들더라도 안정적인 식량수급 체계가 구축돼야 하는데 현 시스템 내에서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평가하며, “특히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공비축제를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과 수확 후 관리 실태 등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이상기후로 인해 주식인 쌀을 생산하는데 있어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그동안 추진한 쌀 감산정책을 되돌아보고, 실질적인 중장기 식량정책을 제대로 수립해 나갈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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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촌놈 2021-06-27 18:44:57
우리나라도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변화고 있는것 같습니다.올해4월5월두달 많은 날이 비가 왔지요.5월달에는 보름정도 온것 같습니다. 식량위기 남을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곡물사료값 급등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