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장의 시선] 농특위의 시간
[이 부장의 시선] 농특위의 시간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07.02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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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용 취재부장

[농축유통신문=이은용 기자]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설립된 지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바라보는 농특위는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사람과 환경 중심의 농정 대전환을 위한 항해가 제대로 돼 가는지. 농업 개혁을 위한 농특위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이처럼 농특위를 현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의구심으로 가득하다.

농특위가 2년 동안 수많은 활동을 펼치면서 농업개혁과 농정 틀 대전환을 위한 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농협 선거제도 개선, 농지관리 제도 정비, 국가식량계획 수립 등 굵직한 현안 문제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법과 제도화 한 점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농특위가 지난 2년의 시간 동안 어떤 성과를 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현장과 소통하며, 현장에 맞는 농업개혁 작업을 했는지 관심이 크다. 농특위는 각 위원회 활동과 특별위원회, 전국 순회 원탁회의 등을 통해 현장 농어업인의 목소리를 듣고 농업 개혁 과제를 추진했다고 말하겠지만 현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현장의 농업인들은 많은 실망감에 빠져들었다. 농업예산은 해마다 제자리걸음하거나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 왔고,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등에 농업인들은 철저히 외면당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가장 큰 성과라고 이야기하는 공익직불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당초 시행하려는 취지에 맞지 않는 방향에서 공익직불제가 시행돼 많은 문제점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이런 여러 문제들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농업홀대를 가장 심하게 하는 정부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 정부 정책 과정을 보면 농업을 패싱하고 농업을 천덕꾸러기로 여기는 모습을 곳곳에서 포착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농특위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농특위가 정부의 잘못된 농업정책 방향을 올바르게 바꿔주고 올바른 대안과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믿음이 컸던 것이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2년이라는 시간이 짧을 수 있다. 2년 동안 조직을 정비하고 농정개혁 과제를 수립하고 정리하는 등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고, 여기에 현장과 소통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농특위가 설립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농업인들의 바람과 염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농특위 1기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혼선이 오갈 수 있다. 이를 발판 삼아 2기 농특위에서는 현장의 농업인이 무엇을 바라고 어떠한 정책과 대안이 필요할지 좀 더 현장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이 이뤄지기 위해 농특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농특위는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계속 존속해서 대통령 자문 역할을 할 것이다. 1기 농특위에서는 대통령과 정부, 청와대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기 농특위는 현장과 소통 강화뿐만 아니라 대통령 등과의 소통도 강화해 더 이상 농업홀대라는 말이 안 나오도록 농특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 제 역할을 하는 농특위의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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