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등장한 ‘임프로박’에 업계 ‘갑론을박’
10년만에 등장한 ‘임프로박’에 업계 ‘갑론을박’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7.12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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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옵티팜·조에틱스 MOU체결국내 공급 나서

한돈업계 현장에서 다수의 문제 제기됐던 것우려 표해

조에티스의 웅취제거백신 ‘임프로박’제품 사진 <사진=조에틱스 공식홈페이지>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10여 년 전 업계에서 사라졌던 웅취제거백신 임프로박이 대한수의사회와 조에티스, 옵티팜의 MOU 체결로 재조명되자 업계 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새끼돼지의 고환을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물리적 거세 대신 동물복지 차원에서 웅취제거백신을 사용하자는 목소리와 함께 자칫 한돈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임프로박’. 해당 제품이 업계의 뜨거운 이슈가 된 이유를 살펴본다.

 

거세 없이도 거세 효과를 낸다?

 

주로 생고기를 구워 먹는 우리나라 식문화 특성상 고기 냄새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가 워낙 심하다. 어쩔 수 없이 수컷 돼지를 거세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농장은 웅취감소를 위해 새끼돼지의 고환을 외과적 방법으로 제거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동물복지와 ESG가 화두로 자리잡으며 웅취 감소를 위해 새끼돼지의 고환을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과정에 대해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웅취제거백신인 임프로박은 이러한 이유로 탄생했다.

조에티스의 임프로박은 돼지에 2회 접종하면 돼지 웅취의 원인 물질에 대한 항체를 형성해 냄새 발생을 막아 기존 외과적 거세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외과적 고환 제거방법과 달리 감염에 취약하지도 않으며 동물에게 스트레스, 고통, 통증 등을 유발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거세하지 않아 남성호르몬의 영향인 사료효율 증대, 빠른 성장, 근육 증대, 한돈업계의 골칫거리인 떡지방문제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

한 수의 관계자는 유럽 등 해외에서는 고환 제거를 지양하고 관련 백신 사용을 권고하는 등 장기적으로 동물복지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추세라며 전 세계적으로 동물복지를 향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만큼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외과적 수술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프로박의 실패전적, 또 다시 발목 잡을까

 

이 같은 소식에 한돈업계는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거론되고 있는 임프로박은 과거 10여 년 전 국내에 도입된 후 비거세 판정, 삼겹살 부위 생산 감소 등의 원인으로 실패한 전적이 있다는 것.

당시 축산물등급판정소(축산물품질평가원)가 해당 면역거세제를 맞은 돼지를 거세 돼지로 인정한다는 조항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면역거세제를 투여한 후 등급 판정 시 수퇘지 징후가 육안으로 확인된 경우 비거세 판정을 받는 사례도 등장했다.

백신을 맞힌 돼지고기에 대한 터무니없는 소문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초기도입 당시 백신을 시판하는 한국화이자측은 거세스트레스 감소를 통한 동물복지와 정육비율 증가 등을 들어 면역적 거세의 효과를 홍보하면서, 인체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점을 알렸으나 시장 내 반응은 냉랭하기도 했다.

이에 한돈업계 관계자는 이미 일부 농가들이 이 백신을 투여하며 많은 불편함을 겪었다. 해당 백신은 접종을 두 번해야 해 접종에도 어려움이 있으며, 정작 등급판정을 받을 때 생식기관 일부가 남아있다는 이유로 10% 이상이 비거세 판정을 받아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등지방 두께가 얇아져 삼겹살 생산량이 줄어들기도 했다고 설명하며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의 인식이다. 동물복지뿐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이다. 소비자들이 과연 웅취제거백신을 놓은 돼지를 먹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넘어야 할 산 많은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임프로박으로 인한 논란 사이 10여 년 전 국내에서 실패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웅취제거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인 동물복지와 ESG의 측면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사업인 점은 확실하나 업계가 우려하고 있는 등급판정과 소비자 인식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는 것.

특히 잔류 가능성에 따른 거부감으로 인한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충분한 안전성 검사와 인식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가장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약을 체결한 옵티팜 관계자는 실제 임프로박은 호르몬에 항체가 생기도록 만드는 백신으로, 돼지고기 섭취에 있어서 안전하다고 설명하며 지난 10년간 글로벌 시장에서의 소비자 클레임을 조사했을 때 클레임이 단 한 건도 없다는 결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웅취제거백신 공급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화두인 동물복지와 ESG의 측면에서 충분히 가치 있는 사업이라면서 다만 업계가 우려하고 있는 등급판정과 소비자 인식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충분한 안전성 검사와 실험을 거칠 것이며, 농가들이 피해 받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히 접근하고자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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