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계에 부는 ‘CP’저감…긍정 속 우려도
축산업계에 부는 ‘CP’저감…긍정 속 우려도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7.30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식품부, 가축 배합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 제한

냄새 저감탄소중립 기여일부사항 개정 고시 추진

"취지는 동감하나 성장단계별 논의 부족우려도 나와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정부가 사료 내 잉여 질소를 감축하기 위해 주요 양축용 배합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을 제한한다고 밝히자 업계 사이 기대감과 우려가 뒤섞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22일 사료 내 잉여질소를 감축하기 위해 양축용 배합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 기준 및 규격에 관한 사항을 개정할 방침을 밝히면서다.

사료에 들어있는 잉여질소를 줄임으로써 악취 저감과 온실가스 감축, 사료비 절약 등 13조의 효과를 내겠다는 것.

농식품부는 양돈사료 내 조단백질을 1% 감축할 경우, 분 배설량이 약 2% 감소하고 악취 원인물질인 암모니아 가스가 최대 10%까지 저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정부는 퇴비 부숙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NO)를 낮춰 CO환산량으로 연간 온실가스 3,000톤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특히 고가의 단백질 원료를 감축함으로써 6월을 기준으로 3~4/사료비를 절감해 최근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인상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배합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 제한이 사료비 인상으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될 수 있지만, 성장단계별 조단백질 함량 감축률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할 뿐만 아니라 과도한 감축으로 인한 농가들의 부담 증가 등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

배합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 제한, 정부의 안과 그에 따른 우려를 짚었다.

 

양돈사료, 성장단계 별 2~3% 조절

 

양돈사료는 현행 유통사료 수준을 고려해 기존에 설정된 상한치에서 성장단계별로 조단백질 함량을 2~3%가 감축된다. 모돈은 예외적으로 다산성 등 개량 형질을 고려해 1% 감축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이번 조치로 양돈사료의 조단백질 함량은 전년 대비 평균 약 0.6%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며,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부담은 연간 약 42억 원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단계 앞 구간으로 당겨서 먹이던 사양관리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포유자돈과 이유돈전기 구간을 통합했다.

이밖에도 육성돈 전후기와 비육돈 전후기는 각각 육성돈, 비육돈으로 통합해 성장구간을 간소화시키고, 사용하지 않는 번식용 웅돈은 성분등록에서 삭제됐다.

향후 적정 영양소 요구량에 대한 실험 결과를 통해 조단백질 함량은 추가로 감축해 나갈 계획이다.

 

가금·, 상한치 신규 설정반추동물용 기준도

 

현재 사료 성분등록 사항 중 조단백질 기준을 최소량으로 규정하고 있는 가금과 소 사료에 대해서는 유통사료 수준을 감안한 조단백질 상한치가 신규 설정된다.

축종별로 현재 유통되는 사료 수준을 고려해 상한치가 설정되며, 사육 단계별 중복 구간을 통합할 예정이다.

명칭 또한 업계에서 통용되는 용어로 단순화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일반 배합사료와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반추동물용 섬유질 배합사료 기준을 마련해 고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조단백질 함량에 대한 추가 과열 경쟁 대신 소화이용성을 높인 양질의 배합사료 생산을 유도해 소 가축의 장내발효 개선 등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양돈 사료 내 조단백질 함량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유용 서울대학교 교수는 이번 고시 개정이 고영양소 급이에 따른 연변 및 설사의 감소와 육성돈비육돈 구간의 분뇨 및 악취 저감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팜스코와 카길애그리퓨리나의 양돈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최영조 박사와 주원석 박사는 당사의 ESG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환경부담 저감사료 개발 및 보급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수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지속 가능한 축산업 발전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축산분야의 온실가스를 감축시킬 수 있는 저단백질 사료 공급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앞으로 저메탄사료 개발, 구리아연(Cu·Zn) 등 중금속 감축을 통해 환경부담 저감 사료 보급확대에 지속해서 힘써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미노산 대체, 농가 부담 될 수도성장단계별 평가 우선돼야

 

이같은 소식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문제에 대해 축산업도 이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크게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감축 시 외려 사료 원재료비가 올라가 농가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한 양돈산업 관계자는 사료관리법에 따른 수치보다 회사에서 상한치 미만으로 만들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단백질 1% 저감 정도면 사료단가가 내려가 오히려 농가들에게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하며, “다만 조단백질을 과하게 낮출 경우 성장 단계별 요구량을 맞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아미노산을 추가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사료 원가가 일정 부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 사료업계 관계자는 저단백질로 나아간다는 정부의 방침은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좋은 아이디어지만 급진적으로 추진하게 되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고 또 중소업체에서는 따라가기 어려운 부분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각 축종의 생애주기별로 더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