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코노미’ 잡아라…반려동물사료 춘추전국시대
‘펫코노미’ 잡아라…반려동물사료 춘추전국시대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8.27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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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펫팸족증가…2027년 반려동물 시 6조 원 돌파 전망
  • 내가 먹는 음식이 사료에도휴먼그레이드 사료 각광
  • 수입시장, 박힌 돌 빼내야양축사료와의 괴리 해결도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1,448만 명, 반려동물 가구는 전체 가구의 29.7%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4명 중 1명꼴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케이펫페어’와 같은 박람회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모습만 봐도 반려동물 시장의 무시무시한 성장속도가 느껴진다.

점차 늘어가는 반려동물과 함께 반려동물 사료시장 또한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해 쏟는 애정과 정성이 커지는 만큼 프리미엄 사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내가 먹을 수 있는 원재료를 사용한 ‘휴먼그레이드 사료’를 향한 소비자의 손길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 또한 커져가는 반려동물 사료 시장에 만반의 준비를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펫푸드가 가축용 사료와 같은 표시 기준을 적용받아왔던 것에서 벗어나 반려동물 사료의 정의를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반려동물 사료시장은 트렌드 변화에 맞춰 옷을 바꿔 입고 있다.

반려인 1,500만 명 시대, 반려동물 사료시장을 알아보자

 

<편집자 주>


날개 돋친 반려동물 사료 시장폭풍 성장세

펫푸드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국내 펫푸드 시장 규모가 약 13,000억원 규모였으며 매년 약 1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중 반려견 사료는 약 78,089억 원으로, 부분별 건사료 5,884억 원, 습식사료 673억 원, 간식 1,532억 원이었다.

반려묘 사료는 약 5,114억 원 규모로, 건사료 3,349억 원, 습식사료 822억 원, 간식 973억 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는 고양이용 펫푸드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고양이용 습식 사료의 경우 2018525억 원에서 2020822억 원으로 규모가 커져 사료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근래 급격하게 늘어난 것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간식 수요도 크게 늘었다. 강아지용 간식 매출은 2년 동안 20.7% 늘었고 고양이용 간식 매출은 같은 기간 동안 71.9% 상승했다.

이처럼 펫푸드 산업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식품 기업들도 점유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동원F&B, 하림 등 대형 식품기업들은 물론 대형마트, 백화점 등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며, 일부 업체는 생산시설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좋은 원료 찾는 펫팸족프리미엄 사료각광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들에게 더 이상 비용이 중요해지지 않은 만큼 프리미엄 사료는 소비자의 손길을 끌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식품 기업들은 사람이 먹는 음식과 같은 원료를 사용한 휴먼그레이드사료와 함께 건강기능성 사료의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계 사료 기업이 원료보다는 영양소 등 성분표를 중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국내 대다수의 소비자들 사이 개나 고양이를 동물보다는 함께 지내는 가족, 즉 반려의 개념으로 보는 휴머나이징(humanizing)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반려동물에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거나 안전하게 만들어진 제품을 먹이려고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원재료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만 사용하고 제조 공정에서 관리까지 모두 실제 식품 수준으로 이뤄진다는 의미에서 탄생한 휴먼그레이드사료는 장기간의 운송기간을 고려해 합성보존제를 사용하는 수입산 펫푸드와는 달리 신선해 사람이 먹어도 무방할 정도의 제품을 먹이고자 하는 이들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오랫동안 함께할 가족인 만큼 눈물제거, 관절강화, 항산화, 소화기능 향진 등 기능성 사료도 주목받고 있다.

동원F&B ‘뉴트리플랜 고메트릿’ <사진제공=동원F&B>

실제 동원F&B는 기존 식품 사업에서의 노하우를 살려 적극적으로 펫푸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료 라인업도 다양화해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비린 맛이 강해 참치캔에 이용하지 않는 적육을 활용한 제품을 유지하면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횟감용' 참치를 활용한 프리미엄 라인도 갖췄다.

하림펫푸드 더리얼 <사진제공=하림펫푸드>

‘100% 휴먼그레이드 사료의 선두주자 하림펫푸드는 2017년부터 충남 공주에 펫푸드 전용 공장 '해피 댄스 스튜디오'를 건설하고 펫푸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휴먼그레이드' 원칙을 내걸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부동의 수입업체 시장점유율 벽 뚫어야

나날이 커져가는 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시장점유율은 해외업체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수입 제품의 국내 펫푸드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소비자들의 신뢰도 역시 수입산에 편중돼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의 펫사료산업 역사가 약 10년 밖에 되지 않아 펫푸드 식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과 달리 해외기업의 경우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어 기능성이나 제품의 질 측면에서 차이날 수밖에 없다는 업계의 판단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구매 트렌드가 전문가의 추천, 즉 동물병원에서의 구매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맞는 상품을 찾는 방법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

특히, 국내 대형 식품사들이 펫케어 산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프리미엄 사료들이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며 지난해부터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뤄오고 있기도 하다.

유로모니터는 올 상반기 케이펫페어 설명회에서 국내 펫사료 시장 1위는 우리와, 간식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네츄럴코어2017년부터 수직 상승한 상황임을 발표했다.

또 하림펫푸드는 10위에 첫 진입했으며, 정관장 지니펫’, 동원F&B 등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반려인들의 반려동물 용품 구매처에서 오프라인 지배력은 약화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온라인 유통 비중이 해외 시장에 비해 훨씬 높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오픈서베이의 ‘2021 반려동물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소비자 중 52.4%는 사료 1순위 구매처가 온라인이라고 응답했다는 점에서 현재 유통 산업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추세와 맞물려 반려동물 사료의 구매에 있어서도 온라인 구매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료법에 갖힌 반려동물 사료양축사료와의 분리 움직임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사료들은 축산법에 따라 단미사료와 배합사료 및 보조사료로 분류된다. 사료관리법상 표시 의무인 조섬유와 조회분 등 7대 성분만 표기하면 제품 출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사료 또한 축산법에 따라 사료관리법을 통해서 관리된다. 산업동물용 사료와 반려동물용 사료가 구분되지 않고 하나의 법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이에 현행 사료관리법 규정은 산업동물용 사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를 반려동물용에 적용하니 모순이 많다는 산업계의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반려동물 사료는 펫푸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반려동물 사료에 대해 식품에 준하는 품질을 요구하는 소비자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료의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료관리법을 반려동물 사료에 적용시키기에는 규정이 미흡하다는 것.

또한, 신체에 유해하지 않은 축산물을 생산하는 동시에 단기간에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양축사료와는 달리, 반려목적으로 키우는 반려동물용 사료는 양축사료와 사용 목적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도 반려동물의 특성에 맞는 반려동물용 사료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사료에 식품에 준하는 품질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지만, 이를 제도에 반영하려면 오히려 산업동물 쪽에 문제가 생기는 역풍이 우려된다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의 특성에 맞는 반려동물용 사료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건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반려동물에 특화된 사료관리법을 마련 중에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는 반려동물 사료와 관련한 정책환경 조사 및 분석을 위한 연구용역을 체결, 반려동물에 특화된 사료관리법 및 하위법령을 마련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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