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집회만으로 윽박지르는 시대 종말 "변화 모멘텀 찾고 필승 핀셋전략 짤 것"
[인터뷰-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집회만으로 윽박지르는 시대 종말 "변화 모멘텀 찾고 필승 핀셋전략 짤 것"
  • 박현욱·이민지 기자
  • 승인 2021.09.09 16: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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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한우협회 창립 22주년 특별기획

축산업 전반 촘촘한 법규제 혁파···전략적 한우협회 강조
국민 공감대 이루고 대정부·국회 전담마크 활동 펼칠 것
농민단체 결집 필요 '농업인 기본법' 등 공통분모 찾아야
인문학 중요성 강조 후계 미래세대 준비하는 협회로 진화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김삼주 전국한우협회장.

[농축유통신문 박현욱·이민지 기자] 

오는 9월 14일 전국한우협회가 창립 22주년을 맞는다. 어느덧 취임 5개월을 훌쩍 넘긴 김삼주 한우협회장은 농축유통신문과의 장시간에 걸친 인터뷰 내내 '변화'와 '치밀한 전략'을 수없이 언급했다. 변화 없는 농민단체는 도태되고 시대 흐름에 적응하지 않으면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발언이다. 최근 축산업계를 압박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정면대응'을 시사했고, 규제 일변도의 법체계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규제 혁파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봤다. 지속 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해 세밀한 현안 분석과 핀셋과 같은 정교함, 그리고 정부, 국회를 다각도로 압박할 수 있는 전략적 시나리오도 협회의 중장기 목표 리스트에 올렸다. 최근 농축산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를 향해서는 유독 날을 세우기도 했다. 본지는 김삼주 회장과의 일문일답을 싣는다. <편집자 주>
 

Q. 농축유통신문과 취임 후 두 번째 인터뷰다. 우선 창립 22주년을 기념해 소회를 밝혀달라.

A. 먼 길을 걸어왔다. 이 자리를 빌려 한우 1세대 선배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표한다. 한우협회가 설립된 역사를 살펴보면 드라마틱하다. 선배들이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한우산업을 위해 헌신해 왔고 그 과정 속에서 열정으로 똘똘 뭉쳐 지금의 한우협회를 만들었다. 과거 우리는 늘 불안했다. 수입 쇠고기에 대한 위협, 폭락하는 한우가격에 밤잠을 설쳤다. 협회 창립 후 우리는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포근한 울타리에서 한우인들의 목소리를 결집하고 분출한다. 한우협회가 22살이 됐다. 앞으로 한우산업 그리고 한우협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껏 그래왔듯 눈치 보지 않고 우리들의 목소리를 강하게 표출할 수 있는 한우협회로 거듭나야 한다. 그 과정에는 '변화'가 수반돼야 하지 '변질'돼서는 안 된다.
 

Q. 취임 초기 한우협회장직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올 초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이 한우가격 폭락을 점쳤기 때문이다. 지금의 한우가격을 살펴보면 예상외로 선방하고 있다. 가격 방어는 한우협회에 요구되는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어떻게 전망하나.

A. 한우가격 폭락 대응은 협회가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문제다. 또한 지속적으로 당면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한우가격 폭락은 우리 한우인들한테는 트라우마처럼 남아있다. 많은 한우인들의 채산성 악화로 폐업에 폐업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호황기를 단순히 호황기로 보지 않는 이유다.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지금의 사육두수는 심상치 않다. 물론 지금의 호황은 한우 소비층이 확대됐다고 볼 수 있으나 코로나19로 재난지원금 효과를 본 측면도 있다. 하반기 그리고 내년 상반기에 위험 요소가 많다. 도축물량이 급격히 늘면 한우가격 폭락은 시간문제다. 협회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준비하고 있다. 미경산우 토태 사업도 그중 하나다. 협회는 한우가격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Q. 가격방어는 어떻게 보면 수시로 모니터링이 필요한 과제다. 이외에 협회의 장기적인 목표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는 최근 축산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정부 움직임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A. 한우 농가들이 편하게 소를 키우는 것이 최종 목표다. 사육주권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축산업을 압박하고 있는 낡은 규제들을 혁파하고, 개정하고, 신설해야 될 법들이 넘친다. 청탁금지법, 퇴비부숙도, 사육밀도조정, 한우산업발전법 등등. 전 분야에 걸쳐 축산업 규제 일변도다. 이런 문제에 농식품부의 잘못도 크다. 농업을 장려해야 할 기관이 오히려 규제하는 기관으로 전락해서다. 축산업 관련법들은 앞으로 협회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풀어야 할 숙제다. 다만 무턱대고 집회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대정부·대국회에 대한 활발한 활동과 지속적인 스킨십이 필요하며, 법 전문가들의 조언도 받아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도 반드시 필요하다. 열풍처럼 불고 있는 ESG 경영은 기업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이다. 농민단체라고 못할 게 있나. 한우협회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를 다각도로 활용할 방침이다.
 

Q. 무턱대고 집회만 해서는 못 바꾼다는 말이 인상 깊다. 한우농가들의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전략적 대응' 또한 궁금하다.

A. 그동안 한우협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그냥 되는 일은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하나의 법안을 개정하는 데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공감이 수반돼야 한다는 뜻이다. 코로나로 한우협회가 많은 일들을 추진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이슈별로 심포지엄, 토론회 등을 개최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정부와 교섭하며, 국회의원을 설득시킬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일은 당연하다. 축산 농가 스스로의 숙제도 해결할 것이다. 탄소중립, 축산환경 개선 등 농가 스스로 사회적 책무도 충실히 이행해 우호 세력도 만들어야 한다. 한순간에 이뤄지는 일은 없다. 한우협회의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Q. 한우협회가 무엇인가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협회 지도부의 세대교체가 원인인가. 미래 한우산업을 위해서는 앞으로의 세대교체도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의 세대교체에 대한 전략도 있나.

A. 협회 지도부가 1세대에서 1.5세대로 교체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한우산업을 둘러싼 현안이 많아 현안 해결에 급급한 측면도 있다. 지금의 한우협회는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도 충실히 진행하고 있다. 현안에 대한 논의도 치열하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안건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논의 중이다. 특히 차기 한우 리더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일에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내년에는 사양관리 교육에서 경영 쪽으로 교육의 방향을 선회하고 인문학 강의에도 무게중심을 두려고 한다. 농민단체는 깨어 있지 않으면 휘둘리고 알지 못하면 핍박받는다. 후계 세대에게 마음 편히 사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그리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교육 사업에도 집중할 생각이다. 
 

Q. 농민단체의 변화를 늘 강조해 온 것으로 안다. 최근 농민운동을 보면 저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어떤 이유라고 보나. 또 협회는 어떤 농민단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A.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농민단체 간 결집 문제다. 중지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 단체마다 관철해야 할 의제나 이슈마다 온도차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분열로 이어지면 농민단체는 힘을 잃는다. 이합 집산된 농민단체 누가 제일 좋아할까. 정부와 농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세력이다. 결집하고 또 결집해야 하는 게 농민단체다. 그래서 공통 어젠다가 필요하다. 가령 '농업인 기본법' 제정이다. 여기에 품목별로 다양한 요구사항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진지하게 결합할 수 있는 방법론을 고민해야 할 때다. 
한우협회도 마찬가지다. 농민단체로의 색깔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결집이 중요하다. 분명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이는 내부에서 치열한 토론과 논쟁으로 풀면 된다. 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지도자가 직책에 연연하거나 정치권에 기웃거리면 결국 말해야 할 때 말하지 못한다. 산업을 위한 대의 하나만 생각하기에도 벅차다. 종합해 보면 뚝심 있는 철학, 치밀한 전략을 견지하고 시대 흐름과 요구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역동성을 갖출 수 있다면 100년이 문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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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촌놈 2021-09-10 18:41:46
작년과 올해 정부에서 준재난지원금이 큰역활을 한것입니다.1차전국민재난지원금때 엄청난양 한우가 팔려지요.이번에 88%국민에겠 지원되는 상생재난지원금도 대단한양 한우고기가 팔릴것 입니다. 저도 1차전국민 재난지원금때 십삼만원어치 한우고기을 구입했지요.그러면 4인가족들 대단한양 구입했을것 입니다. 한우 저도 수입산소에 대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 하지요.그래도 사육마리소 줄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