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데이터는 축산의 미래
[기고]데이터는 축산의 미래
  • 농축유통신문
  • 승인 2021.11.17 07: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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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가축질병방역과 농업연구관 소경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질병방역과 농업연구관 소경민

올해도 어김없이 건강검진을 받았다. 늘 그렇듯, 병원에서 키, 몸무게, 허리둘레, 혈압, 시력과 청력 측정, 흉부방사선 촬영, 요검사, 혈액검사 등을 하고 결과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갖고 의사와 마주한다. 의사는 내 몸에서 얻은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료한다. 최근에는 심박, 심전도, 체성분 등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치화해 알려주는 손목시계도 등장했다. 건강에 대한 현대인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하듯, 올해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기술은 초연결·초지능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10대 미래유망기술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우리에게 동물성 단백질을 제공하는 가축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가축질병치료보험이 시범 도입되었으나 가입률은 7% 수준이다. 축산 농가는 자가 치료에 기대고 있다.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동물인 가축은 사후 질병관리에 집중하기 보다는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이상 징후를 빨리 알아내 적기에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예방의 기본인 차단방역, 농장 청소·소독과 백신접종을 철저히 하는 한편, 가축에서도 사육과 건강 관련 데이터를 경제적으로 얻어내는 기술 개발과 적용이 필요하다.

가축을 사육하는 공간에 대한 첨단화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시설을 적용한 스마트축사가 정부 지원 사업에 힘입어 2019년 기준으로 2,150호가 되었다. 한우, 낙농, 양돈, 양계로 나눠 지원하고 있다. PC 또는 모바일을 통해 온·습도 등 축사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사료 및 물 공급시기와 양을 원격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에서는 2022년까지 축산분야 주요 축종(양돈, 양계, 한우, 낙농) 전업농가의 22%5,750호에 스마트축사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축사의 고도화를 위해 가축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얻고 관리에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이른바 데이터 기반의 정밀축산을 위한 국립축산과학원의 노력은 이미 현장에서 일부 확인할 수 있다. 소의 활동량, 체온 등 생체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번식관리, 질병 등 이상 징후를 예측해 축주에게 알려주는 기술이 있다. 현재 전국 120여 한우, 젖소 농장에 보급됐다. 기업과 공동으로 영상기반의 육계 체중예측기술을 개발해 실증시험을 하는 한편, 로봇착유기를 통해 젖소의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체계 구축을 산업체와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한우, 돼지, 산란계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축산 기술 개발도 착수했다.

축산 현장에서는 가속도센서, 온도센서, 맥박센서, pH센서 등 다양한 센서를 활용해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축의 질병별 활동량과 체온 정보, 영상, 음성 등을 비교함으로써 가축 질병상태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시도되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 가축을 사육해왔다면 앞으로는 디지털 축산 기술을 통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고도화된 의사 결정을 지원하고 생산성을 높여갈 것이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분석 및 활용하는 과정은 농가 자체 역량과 자신감을 키우고 농장 운영의 개선 방향을 잡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축산 기술은 사람의 이익과 동물의 건강 또는 생산성 증진을 돕는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한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디지털 축산에 걸맞은 모델농장의 모습을 그리고 농장에서 데이터를 생산, 관리,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 보급하고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 단계 더 발전한 축산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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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2021-11-18 16:54:02
농축산의 미래화를 막연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통계를 기반으로 차분히 설명을 들으니 가깝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