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수직계열화 사업 숨고르기
축산수직계열화 사업 숨고르기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2.06.22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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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합사료 시장점유율 축산시장 판도 가를 것

수직계열화 부작용에 원자재시장 인수합병으로 전환
농협계통 배합사료 연합사업 속도늘어 위기감 고조

계열화는 동종업계가 연대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수평계열화와 관련 전후방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거래비용을 감소시킴으로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직계열화로 나눌 수 있다.
최근 정부와 축산업계는 1990년 이후 줄곧 농장과 관련산업을 결합시키는 수직계열화에 공을 들여왔다.
하림 등 닭계열화업체가 배합사료+부화+농장+가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모델을 만들어 왔고 도축장 중심의 수직계열화사업인 LPC사업, 2000년대 들어 사료+종자+유통을 통일하자는 삼통이라는 정책의 브랜드 사업으로 이어지며 수직계열화사업은 국내 축산부분 경쟁력 강화 대안으로 30년 넘게 추진되고 있다.
축산부분의 수직계열화 모델은 낙농유가공부분에서 산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제일 먼저 정착이 됐고 이어 육계부분 그리고 양돈과 한육우 부분으로 확장 되고 있다.
우리 축산업계가 축산부분 수직계열화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지만 육계나 낙농부분을 제외한 다른 축종의 계열화사업의 성과는 크지 못하다.
수많은 계열주체와 브랜드 경영체가 탄생되기는 했지만 그 규모가 크지 못하고 성장시키는데도 한계를 느끼며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고 회사의 주인이 여러차례 바뀌는가 하면 사업물량을 적게 가져가는 방식 등을 통해 무늬만 수직계열화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곳도 많다.
닭계열화사업으로 독보적 위치에 올라선 하림그룹도 2008년 양돈계열화사업에 진출하며 20%대의 시장점유율을 목표했지만 현재는 10% 초반대로 목표치를 대폭수정했다.
그만큼 축산부분에서 수직계열화사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직계열화사업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떨어진 이유는 원자재부터 생산·가공·유통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주체가 책임 경영을 해야 하지만 축산 전분야를 모두 이해하는 안목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인력확보가 쉽지 않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수직계열화로 산업이 구조조정되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갈등 등을 해결해야 하는 수많은 난제로 인해 수직계열화 사업은 말처럼 쉽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수직계열화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축산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업체들은 방향을 바꿔나가기 시작한다.
바로 동종업계 간 계열화 즉, 수평계열화가 바로 그것이다.
농협의 축산부분 배합사료부분은 중앙회 자회사인 농협사료와 회원축협이 운영하는 13개 배합사료공장 간 연합사업 모델을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고 하림과 이지바이오그룹은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는 배합사료회사들을 사들이며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농가조직화를 통해 생산부분의 영향력을 넓혀가려는 노력이 쉽지 않자 축산부분 핵심원자재인 배합사료부분의 사장점유율을 높이고 경쟁자들을 인수합병하거나 고사시키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배합사료 부분의 구조조정을 통해 농가들의 배합사료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려 수직계열화사업을 직접 추진하는 것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배합사료업계는 원자재인 국제 곡물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서 과거와 같은 높은 마진을 남길 수 없게 되고 또한 업체가 난립하면서 경쟁 또한 치열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물류의 발달로 우량사료회사의 제품을 원거리까지 신속히 배송할 수 있는 환경까지 조성되면서 업체간 경쟁은 과거보다 더욱 치열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계속된 수직계열화사업 추진으로 계열주체 등이 전용사료공장을 보유하거나 OEM사료를 사용함으로써 판매시장까지 협소해져 군소업체들 상당수가 사업철수를 고려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배합사료부분에서 강력한 인수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룬 업체들의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배합사료회사 매물을 손쉽게 확보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는 물론 경쟁력까지 추가로 확보하면서 축산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의 경우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사료가 배합사료공장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동시에 계통사료공장의 인수 또는 연합사업을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경쟁업체에 비해 더뎌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카길퓨리나가 평택항 인근에 신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어 수년 내에 국내 배합사료 시장은 농협계통, 하림그룹계열, 이지바이오시스템 계열, 카길퓨리나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향후 원자재 시장이 정리가 완료될 경우 이들 배합사료업체를 중심으로 다시 수직계열화가 추진될 것으로 보여 배합사료회사 지형에 따라 국내 축산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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