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계 JOB식사전] “모든 가축이 건강 하는 그날까지”…농가지킴이 대가축 수의사
[축산업계 JOB식사전] “모든 가축이 건강 하는 그날까지”…농가지킴이 대가축 수의사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12.03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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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진료를 보고 있는 신민정 수의사
송아지 진료를 보고 있는 신민정 수의사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10.0%로 청년 실업자 수가 40여만 명에 이르고, 전체 실업률 4.3%의 2배가 넘었다. 고용 환경 악화로 취업 의욕마저 상실한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니트족(NEET)’이 지난해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와 같이 취업난이 지속되며 축산업계를 향한 취준생들의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인력난을 겪고 있는 축산업계인 만큼 이들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일자리 또한 많다는 것. 특히 식량난에 대한 글로벌 이슈가 부각되면서 발 빠른 인재들은 축산업계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특수한 산업분야인 축산업의 각 분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한정적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본지는 축산업계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축산분야의 직업군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각 산업군의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들려주고자 한다, 본 코너는 월 1회 다양한 축산 관련 직업 종사자와의 만남을 통해 축산업계의 다양한 직업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대부분 수의과 대학 졸업 여성들이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관련된 동물병원에서 진로를 찾는 것과 달리 신민정 수의사는 남성도 꺼리는 대가축 수의사를 자청했다.

고려동물병원의 4년차 수의사인 신민정 수의사는 매일매일 목장에서 소들의 건강을 살피고, 위염이 걸리거나 아픈 소들을 관리한다. 나아가 발굽삭제와 인공수정과 수정란 이식까지 담당하며 농장동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대가축 수의사의 세계로 들어온 그는 초기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제는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꼭 대가축을 해야겠다고 해서 선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실습을 통해 고려동물병원으로 오게 되며 인연이 닿았죠. 대가축 수의사가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었어요. 소들이 아프다는 걸 미리 알 수 없으니 수의사들은 밤낮이 없어요. 그러나 처음으로 수정란 이식을 한 소가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만 생각하면 짜릿함을 느낄 정도로 뿌듯함을 느끼죠. 제 손을 거친 소들이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죠.”

타 수의사들과는 달리 대가축 수의사의 삶은 평온하다. 외부적 요인을 잘 바꾸지 않는 농장주들 특성상 한 병원과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오는 경우가 많아서다.

농장주들은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수의사를 믿고, 많은 정보들을 얻어가고 교류한다.

농장주들이 드세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저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고려동물병원과 오래 거래한 농가들이 많아 대화도 쉽게 되고 편해요. 주변 반려동물 수의사들에게 물어보면 보호자와의 갈등이 많다고 해요. 한 명이 여러 가축을 키우는 농장은 규모자체가 크다보니 사람간의 갈등은 적은 것 같아요.”

신민정 수의사는 대동물 수의사는 남성만 하는 것이 아닌 시대가 다가왔다고 설명한다. 여자라서 대동물 수의사를 못한다는 인식이 차츰 바뀌고 있다는 것.

다들 대가축 수의사들이 힘을 써야된다고 생각하다보니 여성 대가축 수의사들에 대한 편견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난산이나 자궁탈 등이 아니면 요령이 대부분이에요. 일선에서 여성 수의사들이 이런 편견들을 깨면서 그만큼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가축 수의사의 길로 들어섰을 땐 관련 세미나에서 대부분이 남성들이였는데 최근에는 여성 대가축 수의사들이 종종 보여요.”

수의사 면허를 소지한 사람은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농촌 현장에는 대동물 수의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신민정 수의사는 이에 대해 진료환경의 열악함을 이유로 꼽았다. 임신우의 출산이 새벽에 이뤄지는 등 가축 특성상 휴일과 야간 근무가 불가피하다는 것. 또 대부분이 농촌에서 활동하는 만큼 도시민들보다 교육·의료·문화 등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신민정 수의사는 다른 모든 직업들과 달리 수의사들은 동물들의 생리 사이클에 따라 시간을 맞춰야 하지만 일이 정직하다고 말했다. 내가 일한 만큼 눈에 띄는 성적이 드러난다는 것.

업무에 적응이 되면 사실상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정직하게 내가 노력을 들인 만큼 바로 소들에게서 드러나기 때문이죠. 축산업이 있는 한 대가축 수의사는 사라질 수 없는 직업입니다. 체력만 된다면 평생 할 수도 있는 직업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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