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 2022년 이슈분석] ‘낙농제도’ 개편 난항…국산원유시장 생존권 위협 목전
[낙농 2022년 이슈분석] ‘낙농제도’ 개편 난항…국산원유시장 생존권 위협 목전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2.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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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감소에 관련 산업 ‘몸살’…자급률 붕괴 우려도
"소 먹일 조사료가 없다"…자급 사료 대책 마련 시급
MZ세대 업은 대체유제품 시장, 국산원유시장 ‘빨간불’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올해도 낙농산업은 먹구름이 가득 껴있다. 사료원료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경영난과 더불어 각종 정책 등 외부적인 압박이 가세하고 있어서다, 집유주체별 시행 중인 마이너스 쿼터 조정과 초과원유가격 조정에 외부 압박까지 가해지자 농가들의 생산의지가 꺾이며 원유생산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국방부는 내년부터 우유 수의계약 수준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을 알렸으며, 구랍 8월부터 낙농산업발전위원회를 통해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 낙농진흥회 의사구조체계 개편 등을 놓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유제품시장의 변화도 심상치 않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2026년 수입 유제품 관세철폐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저가 수입 유제품에 밀려 국산 유제품이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낙농산업 제도 개편에 이해관계자 간 이견 분분

 

지난해 5차 회의를 끝으로 낙농산업발전위원회가 막을 내렸다. 소비자학계관계부처 참여주체들이 큰 틀에서의 정부정책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생산자들과 유업체측 참여주체들은 각자 다른 입장을 고수해 이견조율이 또 다른 과제로 남게 됐다.

특히, 낙농진흥회 이사회 인원도 개편해 소비자·변호사·회계사 등을 추가하고 의사결정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정부의 방안에 낙농가들이 쿼터량 감소를 이유로 반기를 들고 나서며 제도 개선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진흥회 정관개정안과 원유의 생산 및 공급규정 개정안이 안건으로 3번이나 올라갔지만 생산자들이 해당 이사회에 연속으로 불참하며 낙농가와 유가공업계, 정부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간 논의내용을 정리해 낙농사업 정책 방향을 발표할 방침이다.

이에 정부는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실무협의를 실시하고 현장 설명회 및 간담회를 진행해 중장기적으로 낙농진흥회 기능 조정원유거래체계 개편한국형 MMB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유가 모자라줄어드는 생산량에 자급률 하락 우려도

 

어두운 낙농산업 전망에 구랍 동절기에는 유례없는 우유 부족현상이 발생하며 업계에선 원유 부족 사태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2년에는 전년대비 80%(313), 202360%(235) 수준으로 흰 우유 급식을 감축시키겠다는 국방부의 행보에 이어 소비기한 법률안 통과, 생산비 폭등과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등 정부 정책에 따른 시설 개보수로 인한 부채 상승 등으로 농가들의 사육의지가 줄어들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원유 생산량은 전년대비 1.6~2,0% 감소한 501,000~503,000톤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에 우유 반면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 재고량은 최근 2년 중 최저치인 122,833톤까지 감소하며 가공을 위한 원유 확보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500한 팩에 3,000~4,000원의 가격대를 유지하던 생크림 가격이 7,000원까지 치솟아 수도권 일부 지역과 부산 등 일부 대도시에는 생크림을 아예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줄어든 국내 생산량의 틈을 수입 유제품이 치고 들어와 50%아래로 떨어진 자급률이 향후 더욱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낙농산업 관계자는 우유유제품이 이미 국민의 필수식품으로 정착한 만큼, 식량안보의 차원에서 우유자급률향상은 절실하다, “대대적인 원유감산정책으로 인해 원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를 포함한 낙농산업 구성원의 낙농제도개혁에 대한 공감대형성과 함께, 낙농의 생산기반유지를 위한 역할분담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전했다.

 

조사료 품귀현상에 볏짚 한 단 8만 원 상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물류대란으로 외국산 건초 및 농후사료 원료의 가격폭등과 수입량 감소는 당분간 이어질 기세다. 올해도 생산비 인상으로 경영난을 겪는 농가 또한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생산국인 미국과 호주서 가뭄과 산불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함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으로 수입량까지 감소하며 현장에서는 수입건초 종류에 따라 120%까지 인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낙농산업 관계자는 수입산을 구할 길이 없어지자 국산 볏짚을 찾는 농가들이 많아지면서 현장에서는 볏짚 한 롤 당 55,000원에서 65,000원을 넘어 8만 원에 팔리고 있다. 이마저도 없어서 못사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낙농가들은 조사료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소의 증체량 감소는 물론 폐사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수급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 안정적인 곡물 조달 시스템을 구축해 국내에서 자급이 가능한 조사료 이용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사료작물 생산량은 2011년 조사료 증산대책으로 재배면적이 확대돼 증가했지만 2014년 이후는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국산 조사료의 생산기반 확대와 고품질 지원과 수입 조사료 저가 공급 확대안정적인 조사료 공급망을 구축할 방침을 밝히며, 지난해 농협경제지주, 조사료협회, 한우협회 등 축산업 단체들과 고품질 국산 조사료 생산·이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오는 2031년까지 국산 조사료 이용 비율을 올해보다 10% 늘리기 위한 정책적, 기술적 지원을 이어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고기에서 유제품으로 확장하는 대체식품

 

축산업계에 위기감을 불어 일으킨 대체축산물 시장은 고기를 넘어 유제품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2020년부터 대체육 중심의 대체축산물 시장이 치즈와 우유 같은 유제품으로 확대, 특히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영향으로 채식, 가치 소비와 같은 문화가 자리 잡힌 MZ세대 사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두유를 제외한 대체유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16% 가량 성장세를 보이며 2016년 146억 불에서  2021178억 불로 연평균 4.0% 성장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연평균 4.6%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6년에는 239억 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체유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구랍 9월 출시한 오트 밀크는 출시 한 달 만에 20만 잔을 돌파하고 구랍 11월 말을 기준으로 오트 밀크로 주문한 음료가 40만 잔 이상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매일유업의 식물성 대체우유인 어메이징 오트도 선 판매서 일주일동안 12,500세트의 판매고를 달성하며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축산업계는 경제적 위축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하고 있다. 식문화 변화와 함께 자연스러운 식문화의 소비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에서는 공감하나 대체식품의 범위, 단백질 원료별 특징을 반영한 식품 유형 분류, 식품안전관리(HACCP) 제도 적용 등 종합적인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거출금을 올해부터 리터당 3원으로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지난 2006년 의무자조금으로 변환된 이후 처음이다.

우유자조금은 인상된 자조금을 통해 대체음료와 수입 유제품 소비 확산에 따른 선제적 홍보 전략수립, 위기의 학교우유급식 활성화 도모, 국산우유·낙농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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