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가축분뇨가 신소재로 재탄생 하다
‘골칫거리’ 가축분뇨가 신소재로 재탄생 하다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2.0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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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탄소중립시대로 달려가는 축산업

당진낙농축협, 자체기술로 생산해 월 매출 1억 원대 기염

축분 함량 약 40% 축분처리·석유자원 절감 일석이조

자체생산 설비공장 설립 시급중앙회·정부지원 필요해

△당진자연세계 영농조합법인의 가축분뇨처리장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산 악취 등으로 많은 민원이 유발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가축 사육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447만 톤에서 2050198만 톤으로 56% 감축하고, 축산분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도 같은 기간 494만 톤에서 437만 톤으로 11%가량 감축키로 한 바 있다. 이에 축산업계는 혐오시설이라는 오명 탈피와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중 기존의 관념을 완전히 타파해 청정 축산, 친환경 축산업 구현에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현장이 주목받고 있다. 충남 당진에 위치한 당진낙농축협의 자회사 당진자연세계영농조합은 20197더자연을 설립해 부숙이 잘 된 퇴비를 플라스틱과 결합시킨 바이오 플라스틱을 개발,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벼 육묘상자, 팔레트와 같은 농업용 자재부터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위생용품까지 생산해내고 있다. 처치곤란으로 홀대받던 가축분뇨를 이용해 축산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는 더자연을 탐방해본다.

 

<편집자 주>


녹색기술인증까지 마친 전국 최초축분 플라스틱

더자연은 당진낙협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제조기술을 활용, ·돼지·닭 등의 축분을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으로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축분을 150이상으로 가열해 분말을 만드는 과정까지는 더자연이 직접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플라스틱(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및 첨가제와 섞어 팰릿으로 반가공한 후 사출성형 방식으로 각종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은 외주를 주고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축분 원료는 연간 퇴비 43,000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당진자연세계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당진낙협은 2019년 이 기술에 대해 친환경 저탄소 분해성 항균소재 및 그 제조방법으로 특허까지 등록했다. 미국 농무부로부터 바이오 베이스 제품 인증을 받았으며, 13회 대한민국 우수 특허 대상(화학분야)도 수상했다.

20207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녹색기술 인증서를 받으며, 지난해 생산제품을 대상으로 녹색기술 제품등록도 마쳤다.

이경용 조합장은 매년 경작면적이 줄어들고 있지만 가축분뇨배출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더 이상 비료로만 가축분뇨를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며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제조 기술은 안정적인 축분 처리로 지속가능한 축산을 도모하는 것과 동시에 기존 플라스틱 생산설비에도 이용이 가능해 페트류에 사용되는 석유자원을 감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처치곤란축분으로 환경보호·실용성 두 마리 토끼 잡다

 

더자연의 바이오플라스틱은 정부의 K-순환경제(한국형 순환경제) 도입과 관련해서도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단기간에 대량의 가축분뇨를 처리할 수 있으며 석유자원 사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전량 국내에서 수급 가능한 가축퇴비분을 사용해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은 PP/PE와 합성 시 재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땅속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 가능하다.

강도와 탄성은 기존 바이오매스 플라스틱보다 30% 이상 높다. 관계자들은 추후 자동차 내·외장재, 건축자재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 높다고 설명한다.

실제 당진낙협이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벼 육묘상자를 사용해 육묘장과 노지에 테스트 한 결과

발아와 장비와의 호환성에도 이상 없었으며, 파손 또한 없었다.

더자연의 축분 플라스틱은 탄소저감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도 톡톡한 효과를 나타낸다.

축분 플라스틱의 탄소발자국(GWP)1.10E+00으로, 폴리프로필렌(1.47E+00)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를 보였다.

더자연의 친환경 파렛트
더자연의 친환경 파렛트

특히 파렛트는 개당 104kg의 가축분뇨 처리효과를 지니면서, 기존 폴리프로필렌 소재 파렛트 생산 시 배출되는 온실가스에서 9.6KgCO2eq 가량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 의뢰한 유해성 검사에서 비소··카드뮴·수은·크로뮴·구리·니켈·아연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성도 입증 받았다.

당진낙협은 이 제조기술을 통해 육묘상자·달걀난좌·화분·포트·간이의자 등 다양한 시제품을 생산 중이다. 이들 제품은 축분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양·강도도 기존 플라스틱 제품과 차이가 없어 앞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호식 공장장은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제품 제조에 들어가는 축분 함량이 40%에 달한다. 육묘상자 한 개를 만드는 데 가축분이 무려 3이 들어간다. 부숙 이전 퇴비로 환산하면 30에 달한다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은 단순한 가축분뇨 자원화 사업을 뛰어넘어 온실가스 감축의 또 다른 모델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자체 공정 시설 부재법제화 통한 지원과 업계 관심 필요해

 

더자연의 축분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조장의 개설이 시급하다. 녹색기술을 인증 받아 우수조달제품으로 선정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가제조장이 없다는 이유로 선정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어서다.

특히, 자가제조장을 개설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나, 가축분뇨법에 바이오플라스틱과 관련한 내용이 명시돼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원화시설 대상에도 포함돼있지 않아 국고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신호식 공장장은 축분의 바이오플라스틱화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가축분뇨법에 아무런 명시조차 돼있지 않다. 조합 특성상 큰 자본을 투자할 수가 없는 만큼 현재는 외부 생산 공장에 원료를 제공해 제품 생산을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생산 제품 수량이 적다는 점과 함께 원료·제품의 운반비용 등이 더해지며 제품 생산원가가 타 제품에 비해 높아 경쟁력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경용 충남당진낙농축협 조합장((주)더자연 대표)

이경용 조합장은 제품을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생산하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가축분뇨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에 바이오플라스틱 시설이 추가돼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지원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바이오플라스틱의 제품을 생산·판매·유통할 수 있도록 가축분뇨법 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분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은 안정적인 축분 처리와 이산화탄소 감소에 따른 환경 개선 효과, 석유 자원 절감 등 국민들이 요구하는 친환경 사회를 구현하는데 반드시 상용화돼야 할 기술임은 틀림없다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지속가능한 기업 경영의 화두로 떠오르며 농협중앙회에서도 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새로운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농협중앙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해 농업계의 친환경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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