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무·배추 수확작업 중단되나?
산지 무·배추 수확작업 중단되나?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2.11.29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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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불법체류자 단속…수확작업 차질

 농촌고령화로 외국인노동자 채용 불가피
한유련, 김장철 불법체류단속 자제 요청
 
김장철을 맞아 산지에서는 무·배추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수확작업이 한창이지만 항상 이맘때쯤 되면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단속으로 수확 작업은 중단되기 일쑤다.
농촌의 고령화로 인해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중국 등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해서 수확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 산지의 현 상황인 것이다. 이들이 없으면 무·배추의 수확작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동자가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출입국 관리사무소의 단속이 시작되면 모든 수확 작업은 일 순간에 중단되는 실정이다.
김장배추 주산지인 충남 세종시 모산에서는 11월 21일 수확작업 중 출입국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외국인 불법체류자단속을 진행하면서 수확작업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이렇듯 대한민국 국민의 영원한 반찬 김치의 주재료 배추의 현주소는 불안하기만 하다. 배추 가격이 매년 ‘통제불능’ 사태에 빠지면서 들썩이는 것도 이런 불안한 구조 때문이다.
2010년 김장철 배추 가격이 단군 이래 최고가격으로 한 때 8000원에서 1만원을 오가다 지난해 포기당 2000원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평균적인 소비자 구매가격이 3500원을 넘기기도 하면서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오른 상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정확하게 그 수를 판단할 수도 없는 산지유통인들이 전국을 오가면서 자기 나름의 판단대로 배추를 생산ㆍ유통하다보니 공급량을 예측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렵다”며 “전국에 점처럼 퍼져 있는 산지유통인들에 의해 배추 값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농민들로서는 수익이 보장되고 산지유통인들로서는 목돈을 만질 기회가 제공되니 어느 누가 잘못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계속되는 단속에 작업비도 부르는 게 값인데다 유통비용의 증가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락시장의 한 청과업체 자료에 따르면 배추를 담는 망값, 인건비를 포함한 작업비, 충남 기준 가락시장까지 운송비를 계산하면 포기당 약 500원이 든다. 배추 정식 당시 가격에 이를 더하고 여기에 밭떼기 과정에서의 수수료와 기타 부대비용을 합치면 단순계산만 해도 한 포기 당 1300~1500원의  배추 산지가격이 나온다.
그러나 도매시장에 도착하면 하차비와 가락시장 공식 도매법인의 수수료가 합쳐진다.
도매시장에서 중간 품질 배추 가락시장 평균 시세가 포기당 1800~2000원을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니 중간에서 그 누군가 ‘폭리’를 취한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전국 대부분의 배추농사가 농민이 배제된 채 1만3000여 명의 산지유통인과 그들이 고용한 불법체류자에 의해 이뤄지는 현재의 배추산업 구조는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에 배추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사)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회장 백현길)은 11월 22일 농림수산식품부에 ‘김장철 외국인 노동자 불법체류 단속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원활한 무·배추 수확작업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한유련은 공문을 통해 “산지에서는 출입국관리소 단속이 뜨면 배추 출하가 중단된다는 말이 이미 정설이 됐다”며 “궁극적으로 무?배추의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소비자 물가를 오르게 해 서민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속으로 인해 무?배추 가격이 오르지 않도록 농식품부에서 산지의 현실을 고려해 김장철 기가만이라도 산지에서의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을 자제할 수 있도록 조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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