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대비 중국시장 현지조사 동행취재
한중 FTA 대비 중국시장 현지조사 동행취재
  • 연승우 기자
  • 승인 2013.11.05 1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 농산물유통 한국보다 많이 낙후한 시스템

정부 최대한 농산물 개방 늦춰서 대비 필요

 중국은 한국농업에 있어 위협적인 존재다. 중국의 농업생산액은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약 27배에 해당하고 농가 호당 경지면적은 한국의 3분의 1수준이지만 농림어업 GDP 비중은 한국의 8배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 FTA 협상이 1단계가 마무리되고 2단계 협상을 준비 중에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중 FTA가 체결되면 중국산 농산물의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연합과의 FTA와는 달리 농업부문의 광범위한 피해가 예상되고 검역상 수입규제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채소류와 특작류 등에서 피해가 집중 발생하고 장기적으로는 과실류까지 피해가 전망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중 FTA에 대비해 지방자치단체 농업인단체장 및 젊은 후계농업인을 대상으로 중국시장 현지조사를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6일간에 걸쳐 실시했다.
이번 현지조사는 중국의 농식품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농업의 활로 개척과 경쟁력을 높이고 우리 농업을 뒷받침하는 지역의 농업인단체장 및 젊은 후계농업인에게 중국 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시장조사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종가집김치와 세농종묘 유한공사(농우바이오 현지법인) 등의 한국 농식품기업의 중국 시장진출 현황과 북경 전통시장, 산동성 수광 채소도매시장, 롯데마트, 상해 팔반백화점 등 유통시장 조사, 삼원주촌 온실재배단지, 연태과수연구소, 애오가, 손교현대농업개발구 등 원예분야 생산현장을 견학하면서 중국농업의 실제 상황을 살펴보았다.

본 기사는 농림축산식품부 전문지 기자단을 대표해 이번 시장조사를 동행 취재한 원예산업신문 연승우 부장이 제공했다.

중국 농산물 유통시장 - 산지유통 개념 부족

중국의 농산물 유통은 한국보다 많이 열악하다. 롯데마트와 북경의 전통시장에서 농산물은 선별과 세척, 랩핑 등 고급화가 자리 잡고 있지만 도매시장인 산동성 수광시 농산물물류원에 출하되는 농산물은 기초적인 선별이 되지 않고 있어 중도매인이 선별과 소분 포장을 도매시장 내에서 직접하고 있다.
북경 전통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한 상인은 세척과 랩핑에 대해 가격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하고 있으며 랩핑은 직접 한다고 했다. 농산물 물류에서 선별과 소분포장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 한국처럼 농가 또는 APC에서의 작업은 없는 것으로 파악돼 농가들은 아직 산지유통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도매시장에서는 경매제와 수의거래가 섞여 있고 생산자(단체)는 선별작업을 하지 않고 출하를 하고 도매시장 내에서 중도매인이 선별 및 포장을 한다.
도매시장과 소비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채소류와 과실 및 과채류 품목은 한국과 품종이 매우 달라 FTA가 체결돼도 당장 한국 시장으로의 진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에서 한국 시장을 겨냥해서 한국인의 기호에 맞는 품종을 재배한다면 저렴한 인건비와 토지비용으로 저가의 물량공세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시설원예 우리 농업에 위협적

이는 중국의 손교 현대농업개발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넓은 토지를 기반으로 규모화된 유리온실은 수출농업이 가능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손교농업개발구는 종자와 종묘산업을 겸하고 있어 언제든지 한국으로 수출될 수 있는 품목을 개발할 수 있고 유리온실을 중국 전역에 설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인이 경영하고 있는 애오가 식품유한공사 역시 중국내에서는 태동하기 시작한 유기농업을 도입하고 있어 중국 내에서도 유기농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과 주산지인 연태시에서는 한국과 똑같은 후지, 홍장군 등의 사과를 재배하고 있고 연태사과연구소에서는 재배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대과보다는 다수확을 중심으로 재배하고 있다. 연태사과연구소 관계자는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며 “조생종인 홍로는 탄저병이 심해서 중국에서 재배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토벽을 이용한 비닐하우스로 유명한 삼원주촌 온실재배단지에서는 중국인들이 많이 소비하는 오이와 씀박을 주로 재배하고 있어 한국으로의 수출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삼원주촌 온실재배는 토벽을 이용해 난방비를 절감한다는 방식이 특이하지만 재배방식 등에서는 한국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겨울철에 오이를 출하함으로써 중국 내에서 높은 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한중 FTA 단기 영향 미미 잠재력은 커

이번 중국 시장조사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한중 FTA 타결에 따른 수입개방의 우려는 중국 농가들의 조직화가 되지 못한 상황에서 다수확을 중요시 하고 있어 언제 품질중심으로 변하게 될 지는 미지수이어서 정부가 최대한 수입개방을 늦춰주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동안 한국 농가들은 대책을 마련하고 역으로 수출가능성도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6일간의 시장조사에서 중국은 한국과의 FTA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기회로 활용할 준비가 아직은 미흡하고 냉장저온유통 체계의 부재 등으로 저장성이 떨어지는 신선농산물의 수출도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소비자들이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고품질 안전농산물로 생산방식을 전환하는 것 역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초민감품목을 최대한 확보해 개방을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