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힐상사(주)…고품질 상품화 전략 고수
썸머힐상사(주)…고품질 상품화 전략 고수
  • 이진혁 기자
  • 승인 2014.04.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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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품질관리 통해 브랜드농산물 수출

“그전까지 다른 일했어요, 우연히 일본에 갔다 복숭아 수입을 하고 싶은데 알아봐 줄 수 있냐는 지인의 부탁으로 수출을 하게 되고 농업계에 들어와 지금까지 왔어요.”
썸머힐상사(주) 조향란 대표는 1999년 일본 최고의 유통업체 이토 요카도에 고품질의 복숭아를 납품하면서 과일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국내 시장으로도 판로를 확대해 각종 백화점 및 베이커리업체에 납품하고 있으며 지난 2012년에는 본격적인 B2C 사업을 개시 ‘올프레쉬’라는 브랜드를 런칭했다. 농사도 몰랐던 조 대표가 국내농산물 수출사업에 뛰어든지 어느덧 17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조 대표가 현장에서 느낀 수출 한계점 중 첫 번째는 국내 수출농산물의 품질이 경쟁국가에 비해 떨어지면서 가격은 비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데 있다고 한다.
과거 일본의 경우 국내 농산물의 품질이 일본 생산품보다 질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국내 농산물의 수출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국내 농산물의 낮은 단가로 인한 가격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경쟁력도 국내 농산물 시장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저렴한 가격만을 무기로 한 동일한 품종의 농산물 수출로는 더 이상의 경쟁력은 없다. 수출국이 생산하지 않는 품목이 들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파프리카 생산이 거의 없고 여름딸기의 경우 생산이 부족해 국내에서 생산된 파프리카 와 딸기가 수출되고 있으며 경쟁력도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대만이나 인도네시아와 같이 딸기는 생산되지만 우리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국가에 국내의 고품질 딸기만을 선별해 프리미엄 상품화 전략으로 수출하는 것이다.
두 번째 한계점으로 조 대표는 생산경쟁력을 꼽았다. 칠레와 같은 경쟁 국가들은 규모화를 해서 농사를 짓는 반면 우리는 한 농가가 한 컨테이너도 못 채울 만큼 규모화 되지 못한 적은 물량의 생산이 이뤄진다. 따라서 경쟁 국가들을 따라잡기 위해서 영농법인 물건을 검품해서 한꺼번에 가는 방법 등을 통해 수출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가격경쟁력에서 한계가 있다.
수출의 경우 무엇보다도 신뢰가 중요한데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만큼 규모화 된 농가가 많지 않아 국내농산물 수출에 어려움이 있다. 태국바이어들은 우리농산물 중 고품질의 상품을 일본만큼 비싼 가격에 가지고 가서 자국 내 상류층을 대상으로 판매한다. 국내 농산물의 경우 규모화 농사를 짓는 경쟁국가에 비해 가격 및 생산안정성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품질관리를 잘해 고급화 전략으로 브랜드화 해서 수출한다면 적은 생산량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어 조 대표는 국내 유통업체의 지나친 경쟁 또한 국내농산물의 수출을 어렵게 하는 한계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끼리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싸우다 보니 단합도 되지 않고 품질은 점점 떨어져 수출국에 신뢰를 잃게 된다. 과일의 맛을 결정하는 많은 요소들 중에 중요한 한 가지가 수확시기이다. 과일이 가장 잘 익었을 때 따야 맛이 제일 좋다. 농가들 역시 이 같은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대부분의 농가들은 제때의 수확시기보다 서둘러 수확을 한다. 그 이유는 첫째 맛좋은 과일을 재배해야 유통업체에서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로는 제값을 받지 못할까 두려워서이다. 이러한 두 가지 이유로 많은 농가들이 제철과일을 포기하고 시장논리에 따라 수확시기를 앞당겨 출하하는 것이 우리나라 과일 농사의 현실이다. 국내의 유통업자들의 지나친 경쟁이 오히려 농가에게 고급시장으로의 진출기회를 막았다고 본다.
한편 소비자들의 취향은 과거와 달리 변하고 있다. 조금은 비싸더라도 잘 익은 과일을 즐기고 싶어 하는 고객이 있기 마련이고 누군가에게 고급 과일을 선물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도 존재한다. 그들은 그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 썸머힐상사(주)는 덜 익은 단감을 수확해 2배로 수출하는 업계의 관행을 깨고 잘 익은 단감을 11, 12월 비행기로 수출해 고급화 전략을 펼친 적이 있다. 그 결과 경쟁업체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
조 대표는 “분명 프리미엄 과일 시장은 유망하고 앞으로의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품질에 있다”며 “국내 농산물의 경우 물량의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통해 맛있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이를 브랜드화해 고급화시킨다면 가격경쟁력이라는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경쟁국가와 비교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대표는 “일본에 복숭아를 수출했을 때 그들이 너무 맛있어 하는 모습을 보며 가장 큰 보람을 느낀 만큼 수출국 사람들이 국내농산물을 맛있게 먹고 수출이 잘 이뤄진다면 수출만 하고 싶다”며 “국내 유통은 신뢰보다는 이익을 위한 갑을관계가 팽팽한데 비해 수출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동등한 상대로써 시장을 개척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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