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매출 역조 소매유통 지각 변동
대형마트 매출 역조 소매유통 지각 변동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4.08.07 2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구밀집지역 주변 근린형 마트 '각광'

원룸촌이 밀집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4년 동안 행정고시를 준비한 박 씨는 신림역 주변에 생긴 '365플러스' 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편의점 형태의 깨끗한 매장에 웬만한 생활 필수품이나 신선채소까지 갖춰져 있기 때문에 굳이 거리가 먼 대형마트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게 박 씨의 의견이다. 이 마트를 찾은 신혼부부 김호천(32)씨와 강선영(30)씨도 "주위에 거주하는 가족이 보통 1~2인 가구인데 한번 쇼핑하는데 많은 양을 사는 것도 아니어서 굳이 대형마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주변에 이런 형태의 소형마트들이 생기면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싼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하던 소비 형태가 최근 핵가족화가 가속화 되면서 인근 거주민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형태의 유통매장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들은 최근 이런 소비패턴을 대비해 근린형 소매유통점 확보에 나섰다.

롯데마트의 경우 슈퍼마켓보다 작은 '마켓999'를 개발 운영 중에 있으며 홈플러스에서도 한때 주력했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보다 규모를 줄인 '365플러스'에 무게 중심을 두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365플러스'는 사업시작 2년 9개월만(14년 4월 기준)에 매장 수가 100개로 확대됐으며 편의점 CU의 경우도 최근 3년간 주택가 입지 비중이 2011년 26.0%에서 2013년 31.1%로 5.1%p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 매장들은 매대 구성을 생활 필수품 중심으로 바꾸면서 맞벌이 부부나 직장인, 노년층을 타겟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마켓 999'의 경우 식품 매출 구성비가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365플러스'는 생식품의 구성 비중을 8~10% 높이고 주거 밀집지역에 포진하는 전략을 세워 매장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이들 매장이 각광받는 데는 고령화와 가족 규모가 줄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1~2인 가구들의 경우 소량으로 바로 구매가 가능한 매장을 선호하고 있고 노인들의 경우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대형유통업체를 찾기보다 거리가 가까운 중소슈퍼마켓을 찾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최근 우리나라의 1~2인 가구 비율이 2010년 48.1%에서 2020년 58.5%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소형 유통매장의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해 줬다. 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60대의 중소슈퍼마켓 선택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최고 22.9%p 높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고령화될수록 소형유통매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형 유통매장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자 이 채널을 농산물 판로 확대의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 황성혁 부연구위원은 "근린형 소형 유통매장에 신선 농식품 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영업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효율적인 배송체계 구축 등과 같은 상품 공급체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중도매인은 "최근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곳 말고도 주택가 인근 소형 마켓들의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이 요구하는 상품은 소포장 상품"이라며 "가락시장이 현대화되면서 소포장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다면 좀 더 효율적인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현대유통'을 운영하고 있는 소형마켓 사장은 "우리 마켓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첫 번째 요건은 다양한 신선식품의 구색을 갖추기 때문"이라며 "질좋은 신선식품의 확보가 앞으로 고객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