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고추산업 선진화 견인 ‘농업명품도’로 우뚝
충북 고추산업 선진화 견인 ‘농업명품도’로 우뚝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4.10.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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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협력단, 생산-가공-유통 아우른 ‘맞춤형 꾸러미 컨설팅’ 앞장
2013 전국 최우수협력단 선정, 한마음 한뜻 ‘진정성’ 돋보여
농민·학계·산업체 협업 똘똘…명품고추 역량 강화 잰걸음
 

 

 
 
■ 인문학에서 찾은 충북만의 고추이야기
 
“충청북도 괴산(槐山)의 ‘槐’가 느티나무 괴입니다. 듬직하고 우람한 나무의 형상과 임꺽정의 이미지가 잘 어우러지죠. ‘임꺽정’이라는 소설을 집필한 홍명희 작가의 고향이기도 한 충북 제월리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쇠뿔고추’라는 토종종자를 재배하기도 했습니다. 이 고추가 현재 충북 대표고추인 ‘괴산청결고추’의 시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흥태 충북고추산학연협력단장은 충북의 고추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했다. 지난 8년간 협력단을 이끌며 이제는 충북고추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컨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그는 인문학적인 가치와 재미에 주목하면서 충북 고추에 이야기를 입히는 작업에도 노력하고 있다.

올해 4월 협력단은 기술전문위원과 지자체를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마케팅 세미나를 개최했고 최근 충북만의 고추이야기를 다룬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충북 고추는 품질과 맛이 굉장히 뛰어납니다. 이제는 이야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대이니 만큼 충북의 좋은 농산물에 농업인의 삶에 이야기 옷을 입히는 작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도가 충북 고추산업의 영역을 넓히는 데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협력단 원동력, 농가·전문위원들의 ‘헌신’과 ‘협력’

김흥태 단장은 현재 충북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식물병리를 전공한 그는 학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농약과 식물병에 관한 연구에 매진했다. 2001년 9월 충북대학교로 오면서 고추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처음 학계에 와서 어떤 작목을 연구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이끄는 실험실의 테마를 고추라는 작목으로 선택하면서 연구를 시작했고 그 와중에 협력단이 생기면서 협력단 단장으로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김 단장은 협력단이 처음 발족했을 때부터 단장을 맡기 시작해 중간에 1년 정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 해를 제외한 지난 8년간 협력단의 수장으로 고추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올해로 마지막인 협력단 사업에 대해 그는 아쉬움을 표하면서 협력단 소속 농가와 전문위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협력단이 지금까지 사업을 유지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농가들의 ‘적극성’, 전문위원들의 ‘헌신’이 이뤄낸 결과입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그동안 협력단은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 2013년 전국 1위 산학연협력단 ‘영예’

충북고추산학연협력단은 김 단장의 말처럼 소속 전문위원들의 활동이 눈부셨다. 개인의 일까지 제쳐두고 협력단에서 추진하는 일이라면 발벗고 나섰다. 소속 농가들도 마찬가지. 협력단에서 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물으며 개선해 나갔다. 협력단에서 제작해 큰 호응을 얻은 고춧가루전용 포장유통박스도 농가들이 먼저 건의해 이뤄졌다. 이처럼 농가와 전문위원들의 소통이 협력단 성과의 밑거름이 됐다.

현장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화합을 통해 협력단은 지난해 큰 성과물을 일궈냈다. 농촌진흥청의 2013년 지역전략작목 산학연협력단 전국 평가에서 전국 1위인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 협력단은 11~12년 전국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전국 55개 협력단과 자웅을 겨뤄 이 같은 영예를 안았다.

김흥태 단장은 이에 대해 “농민들의 적극적인 피드백과 솔선수범하는 전문위원들의 노력이 빛을 본 것”이라며 “올해 사업도 잘 마무리 해 추후 다른 형식으로라도 협력단 사업의 명맥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 생산·가공·유통 묶는 고추산업 일원화에 역점

협력단은 현재 3단계 2년차 사업으로 올해 종료되는 협력단 사업을 마무리 짓고 있다. 그동안 협력단은 무수한 성과를 일궈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1단계 사업에서는 충북고추의 기반을 닦는 사업에 치중했고 2단계 사업에서는 유통, 가공에 집중했다면 3단계에서는 그동안 진행했던 사업을 일원화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특히 협력단에서는 산업체와 연계한 다양한 고추 가공품을 완성했다. 고추아이스크림을 비롯해 고추잼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고 고추유과도 제품화하는 등 고추장, 고춧가루 이외의 제품 기술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협력단은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은 업체에 일임하고 이들 업체들이 고추를 이용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

김 단장은 “협력단의 역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남들이 하지 않는 영역을 연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고추산업의 영역을 넓히고 소비자들의 인식도 좋아지는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맞춤형 패키지 컨설팅 사업 지속돼야 

협력단 사업은 협력단에 소속된 전문위원들에게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어려운 사업이다. 항상 현장을 뛰어다니며 농가들과의 소통을 해야 하는 만큼 위원 스스로가 보람 없이는 유지되기가 힘들다. 그러나 농가들 입장에서는 협력단 사업만큼 유용한 사업도 드물다.

김 단장은 “학계의 연구와 생산 현장을 연결시켜주는 이 만한 사업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협력단 사업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맞춤형 패키지 컨설팅 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이런 형태의 사업은 어떤 방법으로든 유지돼야 한다”며 “정부에서 경쟁력 있는 작목을 잘 선택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규모의 사업으로 키워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의 연구실에서는 지난 3년간 충북 청주와 경북 청송에서 고추 방제력에 대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기존에 나온 약제를 가지고 최소한의 방제로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기 위한 조건을 찾아가는 연구다. 현재 농민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현장중심 연구의 사례로 평가받는다.

그는 “아직도 고추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할 일은 많다”며 “어떤 지자체나 농가에서 고추와 관련한 문의나 사업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며 웃었다. 이어 “고추의 병해충 방제는 사전에 해야한다. 이미 병들고 나면 되돌리기 힘들다”며 농가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협력단에서는 병해충 예방을 위해 충북농업기술원과 공동으로 주요 병해충 발생예측정보를 문자서비스하는 등 지역 농가들이 사전에 병해충 정보를 알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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