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쌀 자유무역 논의 장 될 것
TPP, 쌀 자유무역 논의 장 될 것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5.05.04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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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전문가 ‘경제적 이익보다 손실이 큰 협정’ 규정

12개국 중 10국과 FTA… 성급한 참여선언 불필요

TPP는 다른 FTA에 다르게 국내에 경제적 후생 증진 효과 즉 경제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이 같은 주장은 단순히 지금까지 개방을 반대해온 농업계의 입장이 아니라, 시장개방을 적극 지지하는 그러니까 TPP 참여 필요성을 강조하는 KDI(한국개발연구원)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향후 추진과정에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4월 28일 개최한 ‘아태 경제통합 TPP와 농업 및 취약산업분야 대응전략’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드보라(Deborah Elms) 아시아무역센터 소장만이 아태지역 국가간 교역량 증가, 제도 개선 등으로 인해 경제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을 뿐, 또 다른 주제 발표자 노보이로 스즈끼 동경대 교수, 어명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을 포함해 한두봉(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정인교(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송영관(KDI 연구위원), 서진교(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실장, 이준호(중소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조철(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 실장, 한민수(한농연) 회원지원센터 실장 등의 토론자들도 경제적 실효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어명근 명예연구위원은 TPP를 단순히 표현한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쌀 FTA라고 할 수 있다며 TPP가입국 대부분과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양허에서 제외되어 있는 쌀과 몇몇 민감 품목에 대한 추가 개방요구를 받아 들여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전까지의 FTA가 농업을 비롯한 일부 서비스와 상품분야의 예외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던 것과 달리 TPP는 예외 없는 자유무역을 추진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 실익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어명근 위원에 앞서 주제발표를 한 스즈케 노부히로 동경대 글로벌 농학부 교수는 TPP와 다른 FTA와의 경제적 후생 효과를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나온 추정치에 따르면, TPP보다는 한중일 FTA, 한중일+아세안 FTA가 경제적 후생효과가 월등히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또한 쌀을 비롯한 일본 내 주요 농산물의 피해는 너무나 커 TPP 반대 목소리가 크다는 일본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한두봉 교수는 상품과 서비스 특히 농업에 대한 예외를 인정해온 FTA와 다르게 TPP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쌀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는 것은 물론 피해산업에 대한 보상과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TPP가 5년 이내에 발효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정인교 교수는 지금까지 미국은 FTA협상 타결 후 추가 협상을 통해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항을 수정하는 형태를 보여왔다며, 한미 FTA도 마찬가지였고 맥시코 등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당연히 여러 나라와 협상을 하는 TPP도 재협상을 통해 협상문 수정을 할 것으로 보이고, 이를 감안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 협상과정 재협상과정 등을 면밀히 관찰해 참여선언 시기를 최대한 뒤로 미룰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는 TPP가 한미 FTA보다 우리나라에 불리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고, 그 중 쌀 시장 개방, 수산물 보조금 폐지, 한일 FTA, 우체국 등 공기업 민영화 문제 등 TPP가 요구하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이미 일본을 제외한 참여국과 모두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당장 TPP에 참여하지 않는다 해서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진교(대외경제연구원) 실장은 경제적 이익 하나만을 가지고, TPP 가입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경제적 이익과 농업피해 등만 고려한다면 자칫 외교적 고립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사실상 TPP가 미국과 우리나라와의 FTA 협상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저항이 큰 것은 당연하다며, 이미 10개국과 FTA가 체결된 만큼 경제적 이익도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손해도 크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TPP참여 선언을 해 협상에서 주도권을 어느 정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준호(중소기업연구원) 본부장, 조철(산업연구원) 실장, 한민수(한농연) 실장 등은 농업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 그리고 국내 일본과 경합중인 주요 산업의 피해가 불가피하며 그로 인한 경제적 실익 또한 낮다며, TPP의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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