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충북 보은 생대추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충북 보은 생대추
  • 박현욱 기자
  • 승인 2015.11.13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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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대추연구소, 전국 유일 대추연구 산실
▲ 충북대추연구소 김영호 소장이 대추나무 생육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충북대추연구소는 국내 유일 대추전문연구소로 2011년 설립됐다.

충청북도 보은에는 ‘복날에 비가 오면 시집갈 색시가 운다’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 복날은 대추나무의 개화기로 비가 내리면 열매 맺기가 어려워서다. 흉년이 들면 시집가기 어려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추는 보은지역의 주 수입원이기도 했다. 그만큼 보은은 내로라하는 대추 주산지다. 우리나라에 대추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그 기원이 어디서부터인지 명확히 밝혀진 출처는 없으나 동양의 지리서 중 가장 오래된 한서지리지에 고대 낙랑 지역에서 대추를 많이 키웠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옛날부터 국내 토종 식재료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대추는 건강에도 특효약이다. 뇌출혈과 고혈압 예방 등 순환기 계통의 건강 유지에 좋아 약재 원료로도 빠지지 않는 게 바로 대추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추는 수확철에 대부분이 소비되는 한철 과수이기도 하다. 이에 대추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신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앞장서는 기관이 있다. 2011년 문을 연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의 대추연구소다. 명품대추 육성으로 생명산업을 선도하겠다는 대추연구소는 기존 산에서 자라는 대추 생산의 개념을 바꿔 집약적인 산업으로 육성시킨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연구와 기술개발을 펼치고 있다. <기자말> 

■ 보은 생대추 고소득 작목으로 각광

경북 경산, 군위, 청도, 경남 밀양은 대추가 많이 나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외에 충북 보은이 또 하나의 주산지로 거듭나는 데는 생대추가 큰 역할을 했다. 경상도가 건대추로 유명세를 탔다면 보은은 생대추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생대추는 건대추에 비해 시장은 다소 협소하나 식감이 좋고 당도가 높아 미래식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으며 향후 시장전망도 밝다. 10여년 전 충청북도는 보은을 대추 특화작목으로 집중 육성하면서 현재는 보은만의 대표 특산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보은지역에서 대추를 생산하는 면적은 700ha 가량. 생대추가 유명해진 데는 보은만의 독특한 재배방법이 있어서다. 노지에서가 아닌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하는 것이다. 건대추와 달리 생대추는 일일이 손으로 수확해야하는 노동력이 들지만 생과 판매로 고소득을 올리며 농가들의 소득작목으로도 큰 인기다.
 
■ 대추연구소 설립, 보은 대추 명품화 선도

2011년은 보은 대추농가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진 해다. 보은 내에 국내 유일의 대추 연구소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충북 보은군 산외면 원평리에 소재한 5만㎡ 부지에 연구동 1000㎡, 농기계관리사 256㎡, 저온저장고 85㎡, 비가림하우스 8000㎡가 지어지면서 국내 대추연구 발전에 첫걸음을 뗐다.
 
대추연구소는 소득과 생명산업을 선도하는 명품대추를 생산한다는 목표아래 지난 몇 년간 다양한 기술개발을 이뤄나갔다. 지난해는 45계통의 유전자원을 확보하는 한편 대추과원 우드칩 피복에 의한 잡초경감 및 생육촉진 효과 등 시험연구사업 12건을 실제 영농에 적용해 성과를 이뤘다.
 
특히 충북 보은지역의 대추재배 토양의 화학적 특성을 조사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등 논문과 학술발표로 국내 대추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이상기후나 기상재해로 인한 현장대응에는 미흡하다는 자체평가를 내리고 올해는 돌발해충이나 착과불량, 열과 등 생리장해 시험연구 등을 강화했다.
 
올해는 유기농특화도 건설을 위해 유기자재를 활용한 화학비료 절감 기술을 개발했고 고삼 등을 이용한 나방류 친환경 방제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현장 실용화 연구기반을 강화한 해이기도 하다. 대추산업 발전을 위해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배연구소, 산림과학원, 산림환경연구소, 보은군 농업기술센터 등과 공동연구를 하는 한편 유전자원을 교환하는 등 기관 간 벽을 허물고 연구에 집중했다.
 
대추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도 힘을 보탰다. 연간 4회의 전문교육자료를 작성하고 매월 연구원별 시험포장 자랑의 날을 운영해 시험연구의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는 한편 대학교수, 선배연구원, 선도농가를 주축으로 신규 연구사 멘토제를 운영하고 있다.
 
대추연구소는 대추를 고소득 특화작목으로 육성하고 명품브랜드 생산기술을 조기에 확립하는 등 대추산업 육성에 이바지하고 전국 최고 대추연구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인터뷰-김영호 충북농업기술원 대추연구소 소장]
 
대추, 노지아닌 시설작물로 발상 전환
저장기술개발로 생대추 유통시대 열 것
당도 높아 여성·어린이 선호···대표 미래과일 잰걸음
 
▲ 김영호 대추연구소장.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추만 연구하는 곳이 있다. 충북 보은에 위치한 대추연구소다. 지난 2011년 설립돼 2012년 문을 열고 대추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 나서고 있다. 지난해는 과수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호(54) 소장이 부임하면서 대추 연구에 힘을 실었다.
 
김 소장은 사과와 배처럼 대추가 국민들의 대표과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대추 생산에 있어 ICT를 활용한 집약 산업으로의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대추산업의 현황과 미래 소득작목으로의 가능성을 물었다.
 
김 소장은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1988년 연구직으로 공무원 생활에 입문했다. 그는 복숭아로 석·박사 학위를 딸 정도로 과수와는 인연이 깊다. 충북농업기술원에서 친환경연구 토양환경 팀장을 지내고 포도연구소에서도 6년간 신품종을 육성한 경력이 있는 그는 과수분야에서만 20여년을 근무한 과수 베테랑이다.
 
이를 인정받아 2014년 11월 13일자로 대추연구소 소장으로 발령받으면서 대추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우선 대추 생산의 고정관념 탈피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산에서 과수를 가꿔 대추를 수확하는 개념에서 하우스에서 집약적인 생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들은 건대추를 많이 접해봤겠지만 이제 생대추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본다”며 “생대추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과일 중에서는 당도가 가장 높아 경쟁력이 있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뛰어나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작목과 같이 하우스 안에서 품질이 균일하고 저장성이 좋은 품종을 개발해 다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추는 당도가 30브릭스(brix)로 포도(13~21)와 수박(11~13)에 비해 단맛이 높기로 유명하다. 다만 수분에 취약해 비에 노출이 많이 될 경우 열과(성숙기에 과피가 터지면서 과실이 갈라지는 것)현상이 심한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추 연구소에서는 1억6500만원을 투입해 대추 전용 비가림하우스를 개발했다.
 
김 소장은 “비를 막아줌으로써 품질의 균질성을 확보했다면 이제 스마트폰으로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농가들이 보다 편하고 쉽게 대추를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를 위해 ICT 융복합 스마트 그린하우스를 개발하는 데에 1억원을 투입, 온도와 환기, 관비시스템 등 원격 모니터링이 가능한 최첨단 하우스를 2018년까지 갖출 예정이다. 수확 후 저장 기술에도 힘을 쏟는다. 생대추는 유통기한이 짧아 추석이 지나면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 그 다음 명절인 설까지 생대추를 맞볼 수 있는 장기저장 기술개발도 연구 중이다.
 
그는 또한 앞으로 역점을 둘 사업으로 가공품 개발을 꼽았다. 대추를 이용한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양념류와 어린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정과와 젤리를 개발하고 와인연구소와의 협동연구를 통해 대추와인을 개발,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게 목표다.
 
앞으로의 대추산업이 가야할 길에 대한 방향도 제시했다. 농약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유기농 재배기술이 목표다.  그는 “노지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비가림 하우스를 접목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농약 사용을 덜하게 된다”며 “세계 농업 흐름이 친환경을 요구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유기농을 선호하고 있어 이에 맞는 기술개발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실현하기 위해 병해충에도 강한 품종을 육성하는 육종개발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FTA 비준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 국내 건대추 시장은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은 세계 대추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대추생산 강국이기 때문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김 소장은 대추가 과피가 얇아 저장성에 한계가 있는 데서 오히려 성공 가능성을 진단했다. 생과 수입은 어려울 거라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생대추를 유통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그의 목표다. 고소득 대추산업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국내 유일 대추연구소가 주목받는 이유다.
 
“앞으로 할 일이 많네요. 대추가 국가대표 과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생산 농민을 지원하고 신기술을 보급하는데 앞장설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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