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추가격리, 잘한 일이며 환영한다
쌀 추가격리, 잘한 일이며 환영한다
  • 임경주
  • 승인 2016.02.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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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설 명절을 앞두고 반짝 오름세를 보이던 산지쌀값이 최근 하락세로 돌아서며 다시 농심에 그늘을 만들고 있다. 2월 15일 산지 쌀값은 설 명절 전인 2월 5일보다 0.2%(340원) 하락한 80kg당 14만5,524원이었다. 이같은 쌀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가격 16만1628보다 10%이상 낮은 수준이다. 1만7872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농업계는 쌀 추가격리 단행을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압박을 가했다. 이같은 압박에도 꿈쩍하지 않던 정부는 지난 19일 추가격리의 필요성을 시인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격리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로부터 불과 5일 만인 2월 24일 쌀 시장 안정을 위해 2015년산 쌀 15만7000톤을 추가 격리한다고 발표했다. 그것도 3월 중으로 실시한다고 못 박았다.

이번에 추가 격리키로 한 쌀은 지난해 쌀 생산량 432만7000톤 중 신곡 수요량 397만 톤을 초과하는 15만7000톤 전부를 정부가 매입하는 것이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빚어진 개성공단 사태로 대북 쌀 지원은 기대마저 할 수 있는 상황이 돼버렸고 이 때문에 쌀 추가 격리에 대한 기대는 신기루처럼 멀게 느껴졌다. 이에 따라 산지쌀값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부는 부처협의를 통해 추가격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2월 24일 이같은 추가격리 단행을 전격 발표했다.

그늘이 가라앉은 농심에 깃드는 한줄기 빛처럼 반갑고 또 환영할만한 일이다.

차제에 정부는 쌀 추가격리의 부담을 덜고 쌀 소비를 늘려 쌀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 생산에도 노력해주길 바란다. 그동안 전개해 왔던 기존의 쌀 소비촉진 캠페인 같은 계몽성 대책보다는 지난 13일 농식품부가 발표한 현미 10만 톤에 대한 사료용 공급 같은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그동안 쌀은 경제성 때문에 사료용으로 쓸 수 없었다. 그러나 1kg당 200원으로 다른 사료용 곡물과 가격이 비슷한 2012년 산 쌀은 경제성으로도 합격점이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또 국민정서와도 크게 빗나가지 않은 행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월부터 판매되는 사료용 쌀은 2012년 수확된 것으로 식감 등 여러 측면에서 밥쌀로 쓰기에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쌀 재고량은 190만 톤으로 UN이 권고하는 적정 쌀 재고량 80만 톤의 2배가 넘는 상태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3년간 매년 10만 톤씩, 이 쌀을 사료용으로 풀어 2018년까지 쌀 재고량을 적정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쌀 값 안정이 중요한 것은 쌀값 하락이 농가의 살림살이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또 변동직불금 지급과 시장격리를 위한 막대한 재정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쌀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정생산‧소비확대‧재고관리 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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