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축장 계류중 폐사축 배상책임 공방
도축장 계류중 폐사축 배상책임 공방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7.05.1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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屠, “계류장 폐사, 도축장 손해배상 선례 남기지 않겠다”

農, “도축장 운영 공익사업 일환, 농가와 상생 끈 놓나”

“검사관의 생체검사에도 이상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계류 1일에도 도축장에서 밤새 가축을 돌봐야 합니까?”

지난해 1월 31일 오전 8시. 도축장에서 계류중이었던 한우 한 마리가 폐사했다. 폐사한 소의 배상책임에 대해 도축장과 농가 간 다툼이 법정공방으로 번졌다. 법원은 농가와 도축장에 대해 6:4의 배상책임을 지게 했지만 도축장은 끝내 배상책임이 없는 판결을 요구하며 1심과 강제조정결정에도 불복하고 항소심을 이어가고 있다. 다툼의 두 주체는 녹생한우조합공동법인과 팜스토리한냉으로 지난 10일 팜스토리한냉 도축장 앞에서 규탄시위가 벌어졌다.

녹색한우조합공동사업법인 정찬주 대표는 “40%승소에 그친 법원 판결에 농가들도 불만이 있었지만 이를 수용하려 했다. 그러나 팜스토리 한냉은 배상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1심과 조정절차, 2심과 강제조정절차까지 모두 불복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농가를 상대로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못된 심보를 가지고 있다”고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도 “도축과정에서 일어난 계류중 사고의 책임은 도축장에서 져야 한다”면서 “팜스토리한냉의 처사는 묵과할 수 없는 행태로 끝까지 이런 행태를 고수할 경우 자조금 차원에서 법적 공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국한우협회 황엽 전무는 “팜스토리한냉은 녹색한우와 오래 거래해 왔고 돼지나 소 등 축산 농가들과 상생하며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공익성을 띈 기업임에도 농가를 대상으로 배상 선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생각이 상당히 불쾌하다”며 “농가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체의 사고방식이 상당히 잘못됐다”고 질책했다.

유태호 팜스토리한냉 사장은 “수의사가 검안한 자료에 따르면 질병으로 인한 폐사가 명확하므로 배상책임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팜스토리한냉 손명석 공장장 또한 “도축장 계류중 폐사우 발생 시 시설관리나 관리소홀 등은 100%보상을 해줘야 하지만 이 사안의 경우 검안 결과 질병으로 인한 폐사로 확인됐기 때문에 배상할 책임이 없다”면서 “법원 판결은 긴급도축 등의 조치를 할 수도 있었다는 취지로 일말의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판결한 것인데 당시 긴급 도축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항변했다.

한편, 도축장 앞에서 시위가 격렬하게 이어지자 팜스토리한냉 측은 입장 정리 및 조율 기간을 요청했고 농가들의 입장을 전달해 긍정적인 검토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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