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사전에 대비하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사전에 대비하자
  • 김영하 대기자
  • 승인 2017.05.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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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운동과정은 물론 지금까지 ‘한·미FTA는 불공평한 협상’이라며 재협상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보호무역주의자이면서 강경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를 지난 1월 지명했고, 최근 미국 상원의 인준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률로 인준 절차를 통과했다.

라이트하이저는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USTR 부대표로 20여개의 FTA 체결에 참여한 통상전문가이면서 대표적인 강경한 보호무역주의자다. 그는 최근 미국 상원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한국과 멕시코를 미국의 교역국 가운데 대표적인 무역적자 상대국으로 지목한 바 있다. 그는 또 미국인 노동자를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임무에 헌신해 모든 미국인에 더 혜택을 주는 무역협정을 만들 것이라고까지 밝힌 바 있다.

한·미FTA는 경제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한미동맹의 외교적인 여건 속에서 이뤄진 협상이기 때문에 한국보다는 미국의 입장이 우선적으로 반영된 것이어서 한․미FTA 발효 이전과 이후의 양국간 무역의 정도는 우리나라가 수출이 늘어난 수준보다 더 많이 미국의 교역수준이 늘어난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미FTA가 없더라도 미국에 한국의 수출이 대폭 늘어나는 것이 예상되지만 기업의 수출을 더 늘여 우리나라의 경제파이를 늘려보려는 것이 한국의 협상 전략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도 한·미FTA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한국보다 이익이기 때문에 협상에 임했던 것이고 그 결과도 미국에 유리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전자, 자동차, 가전제품, IT산업 등 한국의 수출산업의 발전속도에 대응을 하지 못해 경쟁력이서 밀리면서 일부 시장을 외국에 내어놓은 것이지 한·미FTA는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고, 이것은 KDI의 발표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이제 트럼프 정부가 라이트하이저를 공식 임명하고 한·미 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을 선언한 뒤에 90일간의 회람을 거치면 재협상은 다시 시작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작심한 듯 최근 ‘로이터통신’을 통해 한·미 FTA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쏟아내 재협상 또는 종료까지 언급한 것이다.

이를 밀어붙이려는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북한 핵문제보다 한·미 FTA 재협상을 먼저 언급했다. 문 대통령과 통화한 다음날 보도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한미FTA를 ‘끔찍한(horrible) 협상’으로 규정하고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재협상이 시작될 경우 예상되는 미국의 요구를 시나리오별로 상정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이 진행 중인 무역협정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미국 무역협정 분석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고, 기존에 운영 중인 ‘미국 무역적자 분석 TF’는 국장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했다. 농업계입장에선 산업에서 개방이 폐쇄된 만큼 농업 등 손실산업에서 보호를 강화할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라는 점을 농식품부 관료들은 명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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