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미래, 동반성장에서 찾다"
"한국경제의 미래, 동반성장에서 찾다"
  • 임경주 기자
  • 승인 2018.02.01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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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동반성장 :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모색

2018 농업관측 공통주제 요약

정운찬 KBO총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우리사회가 양극화의 나락으로 빠져든 이유는 단순히 경제성장 전략의 문제만은 아니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우리 사회 질서 자체가 서서히 붕괴했기 때문이다. 돈 먹는 공문원, 돈 주는 기업인, 이권을 추구하는 정치, 기득권에 안주하는 언론과 학계, 정의에 눈감은 사법부, 도그마에 빠진 종교계 그리고 영달추구와 경쟁의 각축장으로 변한 교육계 등이 우리 사회의 솔직한 단면이다.

우리 사회가 하나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부정과 부패의 구조가 일소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진정으로 화해할 수 있고 사회발전을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다. 조화와 균형발전, 즉 동반성장의 기틀이 된다.

가속하는 시장개방과 농업소득의 하락, 소비 선호 및 유통구종의 변화 속에서 한국 농업, 농촌이 새로운 활기를 열기 위해서는 기존 구조조정정책의 성과는 계승하면서도 환경, 자원 그리고 지역을 연계하는 지속가능한 농정으로의 혁신이 필요하다.

농업·농촌을 둘러싼 여러 요인 간의 조화와 공존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곧 농민, 소비자, 미래세대 간의 공존과 공생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경제주체 간의 동반성장을 농업·농촌부문에서 구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농정은 과거 농업·농촌을 둘러싼 상호대립의 관계를 조화와 균형발전, 공존과 공생의 관계로 전환할 것이다. 즉 경제성장을 위한 농업의 희생, 농산물 수입을 둘러싼 소비자와 농민 간의 대립, 농업 생산과 자연환경 파괴 간의 대립을 국민경제와 농업, 소비자와 농민,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공존으로 바꾸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동반성장에 부합한다. 국민경제와 농업, 소비자와 농민 간의 상생이라는 '세대내의 동반성장'은 물론 환경 친화적 생산·소비를 통해 미래세대와의 공존이라는 '세대 간 동반성장'까지 포괄하고 있다. 또한 동반성장이 각 경제주체의 동반자적 관계 설정을 통해 사회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분배 형평성과 환경 가치를 성장과 내재적으로 연계시키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가치지향과도 일맥상통한다.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은 경제적 지속가능성, 사회적 지속가능성, 문화·생태적 지속가능성이 유지되어야 가능하다. 경제적 지속가능성은 농업이 국가 경제체제내에서 제대로 자리매김을 할 때 유지된다. 수지맞는 산업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농민이 국민으로서 기본적 권리와 사회적 서비스를 공평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문화·생태적 지속가능성은 농촌 지역이 고유의 환경과 공동체 문화를 유지해 자연과 도시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지속가능성은 상호보완적이며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다. 농업 성장과 농가 소득 그리고 농촌 환경 간의 상충관계를 해소해 이들 간 선순환 구조를 추구한다.

따라서 장기적이며 조화로운 정책의 접근과 정합성이 필요하다. 정부, 농민, 소비자 모두가 농업·농촌이 지닌 가치를 공유하고 서로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자면 농민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그동안 과연 농업·농촌부문이 사회와 국민의 기대에 이르렀는지는 의문이다. 보조금에 의존하는 성장방식에서 탈피하고 농산품 및 식품안전관리, 환경 및 생태계 보호, 경관보전 등을 위한 노력을 더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참고할 만한 국가들의 농업정책은 하나 같이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모든 국민의 합의를 기반으로 추진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하다. 우리 농업·농촌을 둘러싼 국내외 여건 변화를 눈여겨보고 이들 변화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 새로운 농업, 농촌 그리고 농민상을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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