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 있으니 이도저도 안된다”…대한양계협회 조각 일보 직전
“뭉쳐 있으니 이도저도 안된다”…대한양계협회 조각 일보 직전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9.03.21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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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계협회·산란계협회 신설 추진
협회 내 각 분과별 탈퇴 급물살
좌측부터 대한양계협회 오세진 육계위원장(닭고기자조금관리위원장), 연진희 종계부화위원장, 남기훈 채란위원장(계란자조금관리위원장), 이홍재 회장.
좌측부터 대한양계협회 오세진 육계위원장(닭고기자조금관리위원장), 연진희 종계부화위원장, 남기훈 채란위원장(계란자조금관리위원장), 이홍재 회장.

[농축유통신문 김재광 기자] 

육계·산란계·종계가 한지붕 세가족을 이루고 있었던 대한양계협회가 분과 간 내홍이 깊어지면서 해체론이 또다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일 천안서 열린 대한양계협회 종계분과위원회 회의에서는 ‘양계협회 탈퇴, 종계부화협회 설립’안이 의결됐다. 산란계 업계 또한 이번 종계분과 양계협회 탈퇴와 맞물려 꾸준히 시도했던 산란계협회 추진을 본격화할 조짐이 감지된다.

대등한 관계에서의 산업 간 협상과 권익보호, 상호 상생과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선 산업별 단일 협회가 불가피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일각에서는 계열업체와 파트너십을 유지해야 하는 종계산업 특성상 한국육계협회가 닭고기협회로의 협회명 전환을 추진하면서 종계와 토종닭을 함께 아울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육계협회로의 종계분과 편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한양계협회 연진희 종계분과위원장은 “닭고기 산업을 구성하는 각 단계별 산업들이 협조해야 하는 건 맞지만 지향하는 꼭짓점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닭고기·오리·메추리 등을 포함한 가금협회 단위로 구성하지 않는 한, 산업 간 이익충돌을 중재하기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다”고 설명했다.

주로 육계분야와 충돌하는 병아리가격과 사육비 문제, 종계 마이코플라스마병(MG·MS) 백신금지 정책 등의 문제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종계업계는 협회에 불만이 쌓인 상태다. 일부 종계농가들은 “종계에선 당면 최대현안이지만 육계위원장 출신의 이홍재 회장으로서는 선뜻 풀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계열화율이 95%에 육박하는 육계는 양계협회 내 육계분과와 협의를 이루더라도 한국육계협회와의 협의가 필요한데, 계열주체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양계협회 기조에서는 종계업계의 권익보호와 권리주장이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종계분과 이탈이 산란계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대한양계협회 채란위 관계자는 “이번 산란일자표시제 관련, 농성결과물이 참담하다는 게 농가들의 인식이다”며 “식약처에서는 비교적 수월하게 제도가 정착돼 다행이다는 반응이지만 농가들의 불만은 극에 달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종계분과 탈퇴가 눌러왔던 산란계협회 설립 추진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한양계협회 내 산란계·종계분과가 개별협회단위로 쪼개진다면 대한양계협회 내 분과는 육계만 남게 된다. 육계분야는 하림·마니커·참프레 등 주요 계열업체와 위탁계약 사육농가들의 협의회가 한국육계협회 소속이어서 육계협회가 대표성을 띤다는 게 중론이다.

육계산업 주도권이 넘어가고 산란계 업계 이탈조짐에 2010년대부터 대한양계협회가 상징적인 의미로 존치하되, 연합과 통합 등으로 조직을 쇄신하는 발전적 해체론이 부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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