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단체 반대하는 ‘시장도매인’ 필요하나?
농민단체 반대하는 ‘시장도매인’ 필요하나?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9.06.05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축유통신문 김수용 기자] 

공영도매시장 유통구조 묻고 답하다

공익성 담보되지 못해 대부분 농민 반대

 

최근 모 일간지에서 공영도매시장의 유통구조를 보도하면서 의혹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나타나 관련 업계의 반박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는 지난 5일 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이 밝힌 내용의 사실관계를 정리해 발표했다. 본지는 이를 Q(일간지 지적사항)&A(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의견) 형식으로 정리해 보도한다.  <편집자 주>

 

Q. 대형마트보다 가락시장 수박 가격이 비싸고 이것을 도매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

A. 농산물은 생산지, 생산자, 등급별로 가격이 천차만별로 형성되며 농수산물 가격을 비교할 때는 정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무게를 가지고 시장가격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가락시장의 수박 평균거래가격보다 대형유통업체의 가격이 낮을 수도 있는데 이는 수박이 여름철 대형유통업체의 대표적인 계절미끼 상품으로 활용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영도매시장의 가격을 논하기 위해서는 거래시스템의 특징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도매시장법인은 농업인출하자가 판매해 달라고 맡긴 위탁 농산물을 상장해 중도매인을 대상으로 도매(경매·입찰, 정가·수의매매)한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출하자·등급별 가격이 발견된다. 공급주체인 도매시장법인은 더 많은 수수료 수입을 얻기 위해 비싸게 팔려고 한다. 수요주체인 중도매인은 더 많은 마진을 얻기 위해 싸게 사려고 한다. 이 두 주체 간의 대치·견제구조가 공영도매시장 거래시스템의 특징이며 본질이다. 이 과정을 통해 전국 산지의 수많은 농산물이 그때그때 수요와 공급 사정을 반영한 실세 가격에 유통되는 것이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에 의해 이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공영도매시장의 가격이 우리나라 농산물의 기준가격이 되는 셈이다.

 

Q. 가락시장의 농산물 가격이 대형마트보다 비싼 이유는 도매법인의 독점하기 때문이다.

A. 공영도매시장에는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시장도매인 등 유통종사자가 있는데, 개설자가 해당 도매시장의 시설규모·거래액 등을 고려해 각각 적정수를 정한다.

각 공영도매시장에 있는 도매시장법인(생산자단체공판장 포함) 수는 유일한 수입원인 위탁수수료를 가지고 출하유도·판매·외상구매 지원·장려금 지급·시장사용료 지급·판매대금 지급·정보 제공 등 주어진 업무를 문제없이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적정한 수로서 개설자가 지정한다.

또한 개설자는 도매시장법인들에게 510년의 유효기간을 두어 지정한다. 이와 같이 농안법을 근거로 해 개설자가 일정기간을 정해 지정되고 있는 도매시장법인은 면세점의 허가권과 같이 많은 제도적 제한을 받고 있다.

 

Q. 가락시장 청과 도매법인 5곳의 지난해 영업 이익률이 17.9%에 달하며 유통단계가 복잡해지면서 가격이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A. 도매시장법인이 농업인출하자에게 징수하는 수수료는 농안법으로 규제를 받는다. 청과부류는 거래금액의 최고 7%를 초과 징수할 수 없으며 가락시장의 경우 거래규모가 큰 덕분에 이 상한율 보다 낮게 적용하고 있다. 도매시장법인의 수입원은 이 위탁수수료가 유일하며 이 수수료 내에서 개설자에게 시장사용료를 납부하고 농업인출하자와 구매중도매인에게 출하장려금과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고 농업인출하자에 대한 선도금과 중도매인에 대한 외상 공여 및 결손금 등 금융비용을 부담한다.

도매시장법인의 영업이익률이 표면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은, 수수료사업자라는 특성 때문에 매출액이 수수료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거래금액을 매출액으로 할 경우 가락시장의 도매시장법인은 평균 0.7% 정도, 일반시 소재 도매시장법인은 0.5%에 불과하다. 대형유통업체 4개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율이 5.7%8%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도매시장법인의 이익 수준은 월등하게 낮으며 이는 도매시장마다 적정수의 도매시장법인(공판장 포함)을 두고 농업인출하자를 위해 적정 수준의 수수료 상한선을 규제하고 있는 정부의 공영도매시장 정책이 성공적이며 유효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농산물유통은 대체로 5단계를 나타낸다. 이는 우리나라나 일본과 같이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의 대치·견제구조(소위 상장매매체제)를 채택하든, 하나의 유통주체만 있는 도매상체제(우리나라의 시장도매인제)를 채택하든, 같은 수의 유통단계(유통기능)를 거친다. 각 단계(기능)별 비용이 존재하게 된다.

 

Q. 대형마트는 전국 산지에서 질 좋은 제품을 값싸게 사다가 소비자에게 팔고 도매시장법인은 대체로 들어오는 물건을 경매한다.

A. 도매시장법인에게는 수탁거부금지라는 의무가 주어져 있다. 농업인출하자가 판매 위탁하는 물건은 모두 팔아줄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어기면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또 도매시장법인은 매수를 해서 자기 물건을 갖는 것이 예외적으로 제한된다. 자기 물건을 갖게 되면, 농업인출하자가 맡기는 물건의 판매는 소홀하고 자기 물건 판매에만 주력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규제를 하는 것이다.

반면 대형마트 같은 도매시장 외 모든 유통업체들은 자기가 필요로 하는 물건(필요한 등급, 필요한 수량)만 선택해서 거래한다. 철저하게 자기 이익을 위해 선택 거래를 한다. 실제로 현재 계란의 경우 좋은 주령에서 생산된 계란은 대형유통업체에 납품되고 나머지 품목이 주로 상인들을 통해서 판매되고 있다.

이 두 주체를 비교하는 것은, 공영도매시장 유통시스템의 특징과 공적 기능을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군다나 대형마트가 산지 물건을 값싸게 산다는 것은 농업인이 취해야 할 적정한 소득을 소비지 대형자본이 교섭력 우위를 이용해 깎아내리는 부당한 일이다.

 

Q.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농민과 도매상을 연결하는 시장도매인제도를 도입해 도매시장법인과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 공영도매시장의 경쟁관계는 다양한 경로 간에서의 경쟁, 한 도매시장 내 동종 기능주체 간 경쟁으로 설명된다. 이것이 농안법과 정부 정책으로 설계돼 있는 농산물 도매시장유통의 경쟁체제이다.

수집(도매시장법인)-분산(중도매인) 분리운영체제, 즉 소위 경매를 하는 체제와 대형마트처럼 자기 판단에 따라 자유 거래하는 시장도매인(거래대상, 거래시간 등 모두 자유) 간에는 평등한 경쟁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한 시장에 이 양 체제를 같이 두게 되면 시장도매인이 상장매매체제의 경락가격 등을 참고해 거래하게 되고 시장도매인과 상장매매체제의 중도매인과 물건 주고받기가 이루어져 해당 도매시장의 거래가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시장도매인제가 도입돼 있는 강서시장에서 이미 다양한 불공정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시장도매인 등 유통업체들의 이익 향배가 아니라 농업인출하자가 제대로 보호를 받는지, 적정한 가격을 수취하는지에 있다.

곧 시장도매인을 도입해 도매시장법인과 경쟁을 붙인다는 것은, 공영도매시장 유통시스템에서 불가한 제안이다.

우선 공영도매시장 외 모든 유통경로가 자유거래를 하는데 공영도매시장에까지 자유거래를 도입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 검토를 위해서는 산지부터 유통여건(조직구성·활동 실태, 교섭력 수준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며 특히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강서시장의 시장도매인제 운영 실태와 해당시장의 상장매매체제(3개 법인-공판장)와의 영향관계 등을 면밀히 공개 점검해야 한다. 시장도매인제 확대 여부는 이런 공공성 확보 및 이용자(농업인출하자와 소비자) 이익의 향배 등을 기초로 검토돼야 하며 상기한 것처럼 한 시장에 성격이 다른 두 체제를 병행하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시장도매인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도매시장법인의 독점권을 깨는 것이 아니라 현행 도매시장법인(수집판매)-중도매인(구매분산) 분리운영구조의 해체를 의미한다.

현재 공영도매시장에서 확보하고 있는 다양한 공익·공공기능(농업인출하자 판매위탁농산물 전량 의무 판매, 출하자·등급별 각각 차별가격 발견, 출하자에게 판매대금 즉시 지급, 농업인출하자에게 징수하는 수수료 상한 규제, 유통정보 대외 의무 공개 등)은 바로 이 수집-분산 분리운영체제에서 확보되고 있다.

시장도매인제도의 도입은 상기 기능의 대부분을 거래 당사자에게 맡기는 자유거래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과연 우리나라의 산지와 소비지 유통여건이 중간 유통주체의 자율 유통에 맡겨도 문제가 없는 상황인지를 모두가 자문해봐야 하는 것이다.

시장도매인제도도 분명한 도입 취지를 가지고 있다. 다만 기존의 공정거래체제를 훼손하면서 일부 점유비를 차지하는 방식은 곤란하다. 특정시장을 시장도매인제 전용시장으로 특화시켜 도매시장 간 경쟁관계를 갖도록 하는 방안, 또 아직 채 정비되지 않은 유사시장을 제도권시장화하는 방안 등으로 활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농식품부, 거래제도 변경 등 제도변경 의견 수렴

농림축산식품부도 지난 4일 설명자료를 통해서 가락시장 시장도매인 도입은 관계자간 의견 대립돼 온 사안으로 의견수렴 필요하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도매시장법인 경매위주 도매시장에서의 유통주체간 경쟁 촉진과 물류효율화 및 출하자 선택권 확대 등을 위해 새로운 거래제도인 시장도매인 제도를 2000년 도입하고 지난 2004년 서울시 강서도매시장에 시장도매인을 최초로 도입했다.

강서시장에 이어 가락시장에도 시장도매인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서울특별시를 중심으로 2012년부터 논의가 진행됐으나 농업계와 유통주체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농수산공사와 일부 중도매인은 경쟁촉진과 도매시장 유통효율화 차원에서 시장도매인 제도 도입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한 반면 도매시장법인과 출하자를 대표하는 농업인단체들은 경매를 통한 가격발견 기능 축소와 경매위축으로 인한 수취가 하락 우려 등의 이유로 시장도매인제도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농산물 유통포럼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거래제도를 포함한 도매시장 제도개선 전반에 대해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방안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