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곰팡이 저장배추 방출…시장 ‘경악’
정부, 곰팡이 저장배추 방출…시장 ‘경악’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9.09.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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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추가격 급등하자 불량배추 도매시장에 내놔

지난 23일 서울 가락시장에 입고된 정부 저장배추에서 곰팡이가 가득한 모습이 발견됐다.
지난 23일 서울 가락시장에 입고된 정부 저장배추에서 곰팡이가 가득한 모습이 발견됐다.
곰팡이가 가득한 배추 모습.
곰팡이가 가득한 배추 모습.

 

정부가 곰팡이가 피고 상품성이 없는 불량 저장배추를 도매시장에 방출해 시장관계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부터 여름 배추의 가격이 급등하자 서울 가락시장에 정부가 저장해놨던 봄 저장배추를 출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정부가 저장했던 봄배추의 품질이 낮아 상품성이 너무 떨어진 것이다.

이날 시장관계자들은 저장배추가 입고되자 악취와 떨어진 품위로 고개를 가로 저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30년 동안 배추 작업을 한 인부는 저장배추의 차량이 들어오자마자 악취가 진동했다면서 배추가격이 아무리 올랐어도 이런 배추를 시장에 푼 계기를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100여일 이상 냉장창고에 보관됐던 배추들이 콜드체인시스템 없이 일반차량으로 운송되면서 일부 차량에서는 결로 현상으로 발생된 물이 악취를 더욱 심하게 가중시켰다. 이렇게 발생된 수분은 농산물을 부패하기 쉽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공전을 보면 냉장제품은 010에서 보관 및 유통해야 한다고 고시돼 있지만 엽채류 등의 농산물은 이러한 규정에 기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보완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가락시장에 배추를 싣고 온 한 운전기사는 운임을 받고 운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운송은 하지만 저런 배추가 시장에 나온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어느 소비자가 곰팡이가 난 배추를 먹으려고 하겠냐고 말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지난 23일에도 전날 배추가격이 1포기에 약 9000원까지 오르자 정부는 저장배추를 또 다시 출하했다. 이날 농식품부 관계자 등도 현장점검을 실시하며 가격에 대한 부담을 시장관계자들에게 알리며 협조를 구했다.

배추를 까도 검은 반점이 지속적으로 나와 상품성이 현저하게 낮다.
배추를 까도 검은 반점이 지속적으로 나와 상품성이 현저하게 낮다.

하지만 이날 출하된 배추도 상품성이 낮았다. 곰팡이가 발생한 것은 물론이고 배추 잎에 일명 냉동병이라고 불리는 검은 반점들이 수두룩했다.

가락시장 한 중도매인은 배추를 까도 검은 반점들이 나오는 것으로 볼 때 공장으로 가더라도 절반 이상을 버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검은 반점이 생긴 배추는 김치를 담가도 반점이 빨갛게 변색되기 때문에 사용하기 어려워 결국 남은 부분으로 찌개용 맛 김치를 담그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유통인들은 이런 저급 배추로 담근 김치가 소비자 식탁에 오르면 결국 김치의 품질이 떨어져 소비마저 떨어지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겠냐며 김치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토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수급부족 현상이 어이질 경우 가격을 안정시키는 목적으로 일부 저장배추를 또 다시 시장에 방출할 수 있다면서 배추의 품위가 떨어지는 이물질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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