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광우병 사태 결국 촛불 시위로까지 이어져
미국 광우병 사태 결국 촛불 시위로까지 이어져
  • 황지혜 기자
  • 승인 2012.05.04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역당국, 농민·시민사회 검역중단 요구 묵살

미국 정부가 한국 쇠고기 시장의 전면 개방을 논의하는 협상을 조만간 우리 측에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직후 미국에서 2008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광우병 소가 발견됐다.
미 무역대표부는 “미국의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지침 및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한국 측에 미국산 쇠고기의 완전 개방을 촉구하겠다”고 밝혔으나 그로부터 몇주 뒤인 4.25일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 젖소 1두에서 광우병(소해면상뇌증, BSE)이 발견돼 국내에서는 수입중단쪽으로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미국으로부터 광우병 소식을 접한 우리 방역당국은 4.25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검역중단 등의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 내용을 근거로 광우병 발생 당일날 미산 쇠고기 검역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16시 식품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검역 중단이 아닌 검역 조치 강화로 입장을 바꾸면서 농축산단체 및 국민들의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다음날인 4.26일 14시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검역중지가 아닌 검역조치 강화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광우병이 우려할 만한 위험성은 없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지난 2008년 정부가 광우병이 추가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왜 지키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당시 국무총리가 담화를 통해 약속했지만 이후 국회 차원에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치 기준인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 조치가 필요할 경우’라는 규정을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명확히 했다”며 “이 규정에 근거할 때 지금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서 수입 중단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 장관은 “한국은 광우병 위험이 없는 30개월 미만 소의 고기만 수입하는데 이번 건은 30개월 이상된 젖소고 또 비정형 광우병이어서 일반 광우병과 다르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소비자 불안을 감안해 검역 강화가 최선의 조치”라고 말했다.
4.27일 오전, 한우협회를 중심으로 한국농민연대,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농수축산연합회 등 농수축산 관련단체 대표들은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부가 국민 건강과 안전을 가볍게 보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수입쇠고기 검역현장을 방문(용인 강동 냉장)해 수입쇠고기 검역시스템을 언론에 공개하고 3%에 불과한 검사 비율을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에도 여론의 비난이 가라앉지 않자 5.1일 민관 조사단을 미국에 파견해 광우병에 대해 조사하고 있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5.2일 농림수산식품관리위원회 12명의 여·야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미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고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미산 쇠고기 수입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5.2일 저녁, 청계광장 일대에서는 4년 만에 촛불집회가 열렸다. 시민단체와 시민들 5000여명(주최측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시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구호 등을 외치며 이명박 정부의 약속불이행을 규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