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 시동
정부 주도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 시동
  • 엄지은 기자
  • 승인 2021.08.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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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산업 발전 위원회‘ 1차 회의 개최위원회 운영 방향 논의 나눠

연동제 손질에 생산자·유가공 의견 갈려유통마진문제 해결 주문도

[농축유통신문 엄지은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속가능한 낙농산업을 위한 제도 개편에 본격 돌입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25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낙농 산업 중장기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낙농 산업 발전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원유가격 결정 및 거래 체계 개선, 생산비 절감 및 생산구조 전환, 정부 재정 지원,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체계 개편 등이 논의됐다.

특히, 정부는 원유가격 연동제가 수요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 원유가격 연동제에 수요 측면의 변수를 반영하는 방안을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원유가격이 높아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원유 리터 당 가격은 각각 491원과 470.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치즈와 버터 등 유가공품 수입이 늘어나면서 국산 유제품 점유율은 200177.3%에서 지난해 48.1%로 하락한 바 있다.

정부는 원유가격 연동제에 수요 측면의 변수를 반영하는 방안을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원유를 사용해 만드는 제품 종류별로 가격을 달리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제안됐다.

낙농가가 생산한 우유를 유업체가 모두 사들여야 하는 쿼터제 역시 수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2002년 생산량 감축을 위해 도입된 쿼터제가 원취지가 사라졌다는 것. 지금은 실제 생산량보다 쿼터량이 더 많은 상황이라 제도의 취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만 쿼터가 낙농가의 자산으로 여겨진다는 점을 고려, 가격결정 체계 변동과 연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는 올 연말까지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방안 최종안을 마련해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참석자들 간 앞으로의 운영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이 이뤄졌다.

소비자와 유가공업체는 이 같은 낙농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창범 한국유가공협회장을 비롯한 유가공업체는 흰 우유 사업은 사실상 모든 업체가 적자를 보고 있다유가공업계는 연동제를 부정하자는 것이 아닌 생산비와 농가 수취가의 터무늬 없는 차이를 지워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맞게 원유가격을 결정하는 제도 도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산자들은 위원회의 운영 자체는 긍정적이나, 원유가격 연동제의 폐기와 쿼터제 수정에 있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원유가격 인하와 쿼터제 수정 방침이 농가 소득 감소와 직결될 것으로 여겨져서다.

맹광렬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은 연동제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가 제기됨에 있어 손질의 필요성에는 농감하나 정책을 없앤다는 것은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현 문제를 생산분야에서만 찾는 것이 아니라 가공분야에서도 미흡한 점이 있는지, 문제점이 있는지 검토해봐야 하는 것이지 생산단체만 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다수의 참석자들은 우유의 유통구조의 문제점에 대한 정확한 진단도 주문했다.

홍연금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본부장은 소비자들은 우유 900ml3,000원 가량의 돈을 내고 마시는데 이중 40%가량이 유통마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 또한 일본의 경우 원유 가격이 우리나라보다 높지만 낮은 유통 마진 덕에 소비자가격은 더 낮다농가가 많은 손실과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데 생산자의 문제점을 짚으려면 유통 구조의 문제점도 따져야 하며, 정부도 생산자 물가를 잡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장을 맡은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인구감소, 소비패턴의 다양화에 맞춰 낙농산업이 시장여건에 부합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낙농진흥회를 중심으로 제도개선 논의가 진행되어왔으나, 제도개선에 진전이 없었다이에 정부가 보다 책임을 지고 좀 더 발전가능성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견수렴을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이 번 기회를 통해 생산자와 수요자가 수입개방시대에 대응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될 수 있길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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