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파동 여파 농업계도 ‘휘청’…정부 특단 대책 촉구
요소수 파동 여파 농업계도 ‘휘청’…정부 특단 대책 촉구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1.11.09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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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부족-비료가 상승-트랙터·트럭 운행정지 등 피해 속출
업계 “매년 적자 한계 봉착…원가보장 등 방안 내놓아야”
농민단체 “내년 농사 차질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 세워야”
농식품부, 비료 수요·공급 상황 등 지속 점검 나설 것

요소수 부족으로 콤바인 작업에 차질이 발생.
요소수 부족으로 콤바인 작업에 차질이 발생.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요소수 파동으로 농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비료의 주성분인 요소가 가격 상승과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비료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졌다.

여기에 디젤 기관을 쓰는 농기계들과 1톤, 5톤 트럭 등 농촌에서 주력으로 이용되고 있는 화물차 운행에 지장이 생기면서 수확철 벼 수매, 농산물 유통이나 사료용 곤포 사일리지 작업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충남의 한 쌀 생산자는 “최근 추수를 마치는 과정도 요소수가 부족해 겨우 끝마칠 정도로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하며, “현재 볏집을 곤포 사일리지 작업을 해야 하지만 트랙터를 사용할 수 없어 논에 볏집이 그대로 놓여 있다”고 하소연을 했다.

제주도에서 감귤 농사를 하는 한 농민도 “요소 비료를 사러 나왔는데 당분간 비료를 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 전까지 농협 창고에 가득 차 있던 비료가 사라졌다”면서 “당장 비료를 뿌려야 하는데 비료 없이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문제는 요소수 파동이 장기화 될 경우다. 지금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국내 중소 비료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비료 생산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업체별로 농업용 요소 재고가 평상시의 5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고, 내년 농가 주문을 대비해 생산 계획을 짜야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장 가동 중단까지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비료협회에 따르면, 요소는 중국내 우선공급 및 비축 등 수출제한 조치로 수급 불안 발생해 지난해 말 대비 평균 264%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산 요소가격도 지난해 말 대비 339% 폭등하는 등 요소 가격 상승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비료협회 관계자는 “당장 올해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지만 내년이 문제다. 최근 5년간 국내 비료업체들은 원가보장을 받지 못해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요소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업계는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게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계에서도 정부가 하루 속히 농업용 요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 농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민의길은 성명서를 통해 “농업은 시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시기를 놓치면 한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 농업용 요소비료를 산업용으로 전환한다는 등의 농업천대 정책을 일관한다면 이번 요소사태는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식량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지금 당장 요소 재고량과 완제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현황 파악 및 수급조절에 대한 안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유기질비료의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려 내년 농사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특히 “장기적으로는 수입에 의존하는 화학비료의 사용량을 줄이고 생태농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와 지원에 나서야 한다. 이번 요소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식량은 외국에서 얼마든지 수입할 수 있다는 안일함을 반성하고 식량주권 실현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것이 요소가 아니라 식량이었다면 어떠했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농업용 요소에 대한 대책을 외면한다면 이번 요소사태는 식량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요소 가격 상승과 품귀현상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안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정부가 하루속히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단기 대책과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피해는 최소화하고,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게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게 현장의 요구다.

한편, 농식품부는 지난 9일 더하우스 소호 오피스텔에서 무기질비료 원자재 수급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무기질비료 수급상황 점검, 비료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은 이 자리에서 “농업인 영농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무기질비료 원자재 수급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해 줄 것”을 당부하며, “향후 무기질비료 원자재 수급 상황뿐만 아니라 비료 수요·공급 상황 등을 지속해서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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