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TRQ 수입 강행하는 정부에 농민 ‘분통’
마늘 TRQ 수입 강행하는 정부에 농민 ‘분통’
  • 박현욱 기자
  • 승인 2021.12.06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늘 수급 심각 몇 개월째···수입 불가피
수입 마늘 국내 시장 잠식 우려 철회 촉구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가 지난 달 29일 세종정부청사 앞에서 마늘 TRQ 물량 수입 계획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가 지난 달 29일 세종정부청사 앞에서 마늘 TRQ 물량 수입 계획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정부가 마늘 1만 톤의 TRQ 물량 수입을 강행하자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현재 농촌이 인건비·원재료값 상승·소비 부진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의 수입 강행은 국내 마늘 산업에 큰 타격이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국영무역 공고에 2021년 WTO TRQ 깐 마늘 수입권 공매 입찰 공고를 올렸다. 이번에 수입되는 마늘의 60%인 6,000톤은 깐 마늘 형태로 들어온다. 우리나라는 WTO 협정에 따라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으며, TRQ 물량 의무 면제를 받고 있지만 정부는 몇 개월째 마늘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TRQ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신선 마늘 관세인 360%가 TRQ로 국내 반입될 경우 50%의 관세만 물면 된다.

정부 관계자는 “마늘 가격이 평년 대비 많이 부족한 상황이고 가격 또한 높은 편”이라면서 “수급조절매뉴얼 상 심각 단계가 몇 개월째 유지되고 있어 가격 안정을 위해 마늘 TRQ를 실시하게 됐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는 정부가 마늘 농가를 기만하고 있다며 TRQ물량 수입 계획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는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화됐다. 지난 달 29일 협회는 세종 농식품부 청사 앞에서 ‘마늘 TRQ 수입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마늘 TRQ 운용 방안이 현실에 맞지 않으니 즉각 추진계획을 멈춰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날 협회는 “마늘농가는 작년에 이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극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TRQ 도입 계획을 추진한다면 국산 마늘의 가격 경쟁력 저하로 수입마늘이 국내 마늘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농협을 통한 50% 계약재배 확대 실시 계획 수립, 의무자조금이 투명한 유통에 관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이어 “농민 손에서 5,000원에 떠난 마늘이 최종 소비자가격이 1만 5,000원이 되는 기막힌 현실은 정부의 유통정책이 실패했다는 반증이다. 이런 정부의 책임을 또다시 고스란히 마늘 생산 농가에 전가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부인가”라며 “의무자조금을 통해 수급조절과 생산비 보장이라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