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산업, 관세화 이후 어떻게 되나?]
[쌀 산업, 관세화 이후 어떻게 되나?]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5.02.16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쌀 수입 확대 가능성 현재로서는 희박

국내산 수급조절 대책에 정책 집중 필요

지난 20년간의 쌀 관세화 유예가 2014년 말로 종료됨에 따라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관세화 이행을 2014년 9월 30일 WTO에 공식 통보했다. 그러나 정부가 제출한 수정양허표에 이의제기를 한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의 국가와 양자협의를 통해 검증을 진행하게 된다. WTO 인증은 이들 5개국이 모두 이의제기를 철회해야 하며 최종 승인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제출한 쌀 관세율은 WTO 농업협정문에 따라 산출한 것으로 통보한 513%의 관세율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갖고 치밀하게 검증에 임해야 한다.

◈쌀 추가 수입 가능성, 수입쌀 선호 희박

쌀 관세화 이행에도 불구하고 단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의무수입물량 외 상업적 목적의 쌀이 도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단기적으로 수입쌀 국내공급 가능가격이 국내산보다 2.0~2.9배, 중장기적으로 1.9~2.3배 높아 추가 수입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5 농업전망에 수록된 ‘쌀 산업, 관세화 이후 어떻게 되나?’라는 연구보고서에서 김태훈 연구위원과 승준호 전문연구원은 이 같이 밝혔다.

연구보고에 따르면 국제 쌀 가격은 2000년대 중반 급등 이후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2014년 초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뭄으로 인해 미국산 중립종 수출가격이 지난해 4월 톤당 1175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최근에는 900달러 수준으로 하락해 거래되고 있다. 미국은 가뭄으로 물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2014년산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23.5%나 감소했다. 미국산에 견줘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알려진 중국산 쌀 가격도 2000년 이후 빠르게 상승해 미국산 중립종과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내 쌀 가격은 단기적으로 급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 만큼 중단립종 국제 쌀 가격에 관세율 513%를 적용하면 수입쌀의 국내 공급 가능가격은 국내산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외국산 쌀이 수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수입쌀의 국내공급 가능가격이 국내산 가격보다 높더라도 수입쌀의 품질이 좋아서 외국산 을 선호할 수도 있다.

그러나 2006년 4월부터 시판된 밥쌀용 수입쌀의 낙찰가격을 보면 미국산 1등급은 국내산 가격의 65.1%, 중국산 1등급은 61.6%에서 낙찰됐다.

밥쌀용 장립종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2010년 2988톤이 도입돼 당해 604톤이 판매되고 이듬해 973톤이 판매됐으나 재고로 남은 1411톤은 가공용으로 전환됐다. 따라서 관세화 이후 국내시장 테스트용이나 가격에 상관없이 고가의 수입산이 일부 수입될 수는 있으나 일반적인 소비자가 국내산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수입쌀을 선호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관세화가 국내 쌀 수급에 미치는 영향

국내산 쌀 가격은 생산감소율보다 소비감소율이 빨라 정부의 수급균형을 위한 정책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 국내 산지 쌀 가격은 80kg 기준 15만4782원으로 하락하고 2024년에는 14만5229원으로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의무수입물량 외 수입될 쌀의 국내공급 가능가격은 국제 쌀 가격이 중장기 전망치와 같다면 2024년 양곡연도 수입쌀 국내 공급가격은 33만4843원으로 국내산보다 2.3배 높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처럼 513%의 관세율이 유지되고 국내기관의 올해 전망처럼 중장기 환율이 달러당 1049.8원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나온 분석 결과다.

국제 쌀 가격이 급락할 경우를 가정하면 수입쌀의 국내공급 가능가격은 2024 양곡연도 26만9339원으로 국내산보다 12만4170원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산 쌀 가격과 격차가 가장 줄어드는 시기는 2019년으로 80kg당 10만729원의 가격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수입쌀 국내공급 가능가격이 국내산 가격보다 높아 쌀 관세화 이행에도 가격요인에 의한 수입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이나 대만처럼 특수목적의 쌀이 일부 수입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국내 쌀 수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관세화 이행으로 인해 수입가능성은 열려있기 때문에 주요 쌀 수출국들의 쌀 수급 및 가격, 정책 변화, 세계 쌀 시장여건 변화 등을 예의주시할 수 있는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쌀시장 개방으로 국내 쌀 산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쌀 산업의 당면 과제들은 국내 수급불균형 문제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쌀 수요를 늘리고 생산은 줄이는 국내 쌀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