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탄다 속타’…계란자조금, 거출률 해결 험로 예상
‘속탄다 속타’…계란자조금, 거출률 해결 험로 예상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8.06.20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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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재광 기자] 

4~5년 후엔 계란유통센터 일괄 징수 가능할 듯
그러나 현재 거출률, 정부 매칭펀드도 꿈
거출기관변경, '납부 의무 폭탄 돌리기' 말까지

내달 예정중인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논의될 ‘자조금 거출기관 변경’ 안건 압축에 역경이 예상된다.

지난 5일 계란자조금 대의원회에서 격론이 벌어졌던 자조금 거출기관 변경안은 차기 관리위원회 검토후 총회 상정이 결정된 상태다.

거출기관 변경으로 제시된 방법은 두가지다. 현재 시행중인 산란성계육에서 거출(도계장)하는 방안을 제외하고 최종산물인 계란에서 거출(농가)하는 방안, 그리고 병아리에서 거출(부화장)하는 방법이다.

한우·한돈 등 대부분 축산자조금은 최종산물에서 거출하면서 도축장에 자조금 징수를 위탁하고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높은 거출률을 보인다. 계란 역시 최종산물인 계란에서 거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업계의 일치된 생각이다.

그러나 계란유통상인을 통해 출하하는 비율이 높고 전체 계란 유통물량 중 약 35%에 불과한 계란유통센터(GP)가 수납기관 역할을 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타협점을 찾아 2009년 의무자조금으로 출발한 것이 지금의 산란성계육(도계장)에서 거출이지만 도계장 거출률은 2.9%다.

지난해 2월 대한양계협회 김동진 국장이 발표한 ‘계란자조금의 효과적인 조성 방안에 관한 연구’논문은 산란성계육 가격 변수가 계란자조금 거출률 저조로 이어지는 점에 주목했다. 김동진 국장은 “계란유통센터를 통해 모든 계란이 유통되기까지 산란성계육 거출이 불가피하지만 미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축산물의무보고제’를 도입해 국내 생산되는 모든 산란성계육 물량을 파악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란계 DB구축을 통한 통계 투명성 확보 필요성에 지난해와 올해 계란자조금 수급조절 예산엔 산란계통합관리D/B사업이 대한양계협회 주관으로 배정돼 있지만 전담 인력 공백 등으로 진척이 없는 데다 거출액이 없어 사업진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정부는 거출률 50% 미만인 의무자조금에 대해 지원 3년 유예·폐지 수순 등의 계획을 시사한 바도 있어 계란자조금은 위기에 몰려있다.

산란성계육 거출에 난항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살충제 계란 파동과 고병원성 AI등 지난해부터 몰아친 거센 풍랑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부랴부랴 축산발전기금과 지자체 재원을 투입해 계란유통센터 지원관련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신규 GP 10여곳과 기존 20여개소를 보완해 계란유통센터를 통해서만 모든 계란이 유통되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종국적으로 계란자조금 거출은 최종산물인 계란에서 걷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계란자조금은 현재 저조한 거출률을 끌어 올려 향후 4~5년 후 GP센터로 거출기관 변경 시 안정적인 연착륙을 유도할 방안으로 부화장 거출 변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부화장 거출의 경우 지난 2009년 의무자조금 태동 당시 부화장의 비협조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한 부화장 관계자는 “병아리 부화 통계를 기반으로 징수하겠다는 것인데, 폐사 병아리 징수 문제가 발생되거나 병아리 출하와 동시에 금액을 지급받는 것이 아니어서 미수처리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다른 부화장들도 대체적으로 경직된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 대의원회에서 한차례 진통을 겪은 후 농가들과 업계전문가들은 “결국 의무해태 부담을 어디에 넘겨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며 의견이 분분한 상태여서 산란계 농가들이 어떤 방안으로 자조금 운영 위기를 돌파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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