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모 대한한돈협회장 인터뷰
이병모 대한한돈협회장 인터뷰
  • 김수용 기자
  • 승인 2012.09.14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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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육 공급과잉 선제조치로 “추가하락 막겠다”

돼지고기 자급률 80~85%까지 향상

사료안정화기금 절실… 빠른 법제화 필요

양돈산업은 2010년 FMD발병으로 인해 1000만두 가까이 됐던 사육두수가 700만두까지 하락하며 가격이 폭등했다. 이에 정부가 물가를 빌미로 무관세 돼지고기 수입, 항공료 지원 등을 지원하며 가격안정에 총력을 쓰는 동안 양돈농가들은 후보돈 수입, F2입식 등으로 단기간 내에 사육두수를 원상회복하면서 공급이 과잉에 이르게 됐다. 돼지고기 수급에 관해 생산자 대표인 이병모 대한한돈협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폭염과 경기하락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돈가가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양돈수급상황을 알려 달라.

▲FMD 이전 1000만두 가까이 됐던 사육두수가 FMD 이후 매몰되면서 700만두까지 줄었다. 이에 협회는 양돈산업의 보호을 위해 사육두수 원상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왔으며 올 연말이면 FMD 이전의 수준까지 사육두수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과잉 돌파구 마련을 위해 모돈도태 등 여러 대안이 나왔다. 이에 관한 생각을 말해 달라.

▲공급과잉된 부분은 물가에 민감한 정부가 국내 공급상황을 보고 조치를 했어야 하지만 미리 무관세 수입조치를 하는 등 정부 정책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

양돈산업을 안정시키기 위해 사육두수 회복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후보돈 수입, F2입식 등으로 인해 후보돈의 안정화가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협회는 저능력 모돈 8만두 도태, 불량자돈 10만두 도태 등 공급과잉이 안되도록 농가에 권장하고 있다. 또한 선제조치로 6월부터 평균출하체중을 115kg에서 110kg로 낮춰 평균 출하일령은 6일 단축됐고 전체 공급 정육량은 약 1만5619톤(4.3%)으로 감소시켰다. 특히 양돈농가들이 7~8월에 출하정책을 잘 지켜줘 kg당 3000원대 폭락을 막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 동안은 정부와 가격정책에 대해서 일들이 벌어지고 난 후에 대책을 세웠지만 이번에 발표된 대책은 전부 선대책 차원에서 나온 것들이다. 특히 후지 가격이 kg당 30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수매할 방침을 미리 발표해 돼지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급조절 이후 공급과잉을 억제하기 위한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돼지고기 전체 공급량의 75%정도 국내에서 수급하고 25%정도를 수입해 안정적으로 공급되다가 FMD이후 이 틀이 완전히 깨졌다. 축산물 중 돼지고기가 단백질 공급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돼지고기 자급률을 80%를 목표로 세워두고 있으며 협회도 80~85%정도 자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급을 하기 위해서는 1000만두 선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나 협회가 돼지고기 안정적 생산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돼지고기 가격도 안정화 될 수 있도록 생산원가 대비 적정마진 기준을 정해 농가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긴밀한 대화가 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더불어 환경문제 때문에 더 이상의 양돈농가가 늘어나는 것은 어렵고 돼지 특성상 1년이면 공급에 대해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충분히 활용하겠다.

 

-최근 돼지 부산물 소비가 둔하되며 돈가하락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데 부산물 등 양돈부산물 소비촉진방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돼지 부산물 중 가장 많이 소비가 되는 부분이 순대인데 FMD 이후 부산물 가격이 올라 순대이 오름과 동시에 소비도 주춤해지면서 이 업종에 있는 사람들이 다른업종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수입부산물에 비해 국내산 부산물이 가격경쟁력이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파악돼 올 하반기부터 차츰 부산물에 대한 소비도 나아질 것으로 업계나 협회도 기대하고 있다. 이에 올 가을부터 겨울이 부산물에 대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모든 부분은 공급이 원할하지 못해 생긴 것이므로 향후 공급을 원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부산물에 대한 소비촉진방안을 검토해볼 생각이다.

 

-미국 등 주요 수출국 곡물작황이 좋지 않아 올 4분기 이후 사료가격이 대폭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곡물가에 대비한 단·중·장기 대책이나 건의할 것이 있다면 이야기 해달라.

▲사료가격이 오르면 축산물 가격이 올라가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사료가격이 올라가면 단기적으로 축산물 가격은 내려간다. 왜냐하면 사료가격이 오르면 농가들이 불안해지면서 투매현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협회는 사료가격 안정화를 위해 사료안정기금 법제화가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일본의 경우에는 사료안정기금을 통해 충격을 흡수·완화시키면서 44년동안 잘 운영해 왔다. 일례로 최근 우리나라 사료가격이 15%올라가면 일본은 5%밖에 안 올라갔다. 이어 단기적으로 사료구매자금을 저리로 빌려 주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아주 장기적으로 사료곡물비축제, 해외사료곡물 개발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농가가 없으면 사료회사도 필요없듯이 사료회사도 원가절감 하는 방안을 강구해 농가와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줬으면 한다. 특히 현재 사료가격이 500원부터 800원까지 차이가 나고 있어 직거래 판매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양돈 수급조절에 관해 추가적으로 할 말을 해 달라.

▲양돈의 수급조절이 원활하게 되기 위해서는 육가공 산업이 안정화돼야 한다. 외국의 경우 일본은 30%, 유럽 60%, 미국 70%가 육가공으로 사용되지만 우리나라는 1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육가공품으로 많은 소비를 하게 되면 요리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손쉽게 많은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다. 이에 육가공산업을 업계나 정부가 서로 협조해 계도에 올려놓아야 안정적인 양돈수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정부가 FMD이후 돈가가 폭등하자 수입업체에 많은 지원혜택을 주면 돈가를 너무 내렸고 이에 돈가가 폭락하자 농가들은 정부에게 책임을 넘기며 혼선을 빗고 있다. 이제는 정부의 지나친 간섭보다는 많은 부분은 자율적으로 맡겨야 안정적으로 발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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