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합사료 가격 인하 시나리오 가능할까?
배합사료 가격 인하 시나리오 가능할까?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3.06.07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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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가 안정에도 환율 예측 크게 벗어나…식물성 박류 가격도 불안요소

최근 축산업계의 사료가격 인하요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2012년 9월 정점을 찍은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 점차 하락세로 전환됐다는 소식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그리고 올 연초 인상된 배합사료 가격이 좀처럼 조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미국 등 주요 곡물 수출국의 극심한 가뭄 등으로 원료곡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던 것과 달리 2013년 들어서 국제 곡물가격은 작황 개선, 생산량 회복, 재고량 증가 전망 등의 호재가 계속 이어지면서 곡물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축산물 공급과잉으로 촉발된 가격 하락으로 한계 상황에 놓여있는 축산업계는 국제 곡물가격의 하락 소식이 계속 이어지고 농촌경제연구원 등에서는 3%, 4% 하락요인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잇따라 내 놓으면서 축산업계는 사료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과 달리 배합사료 업계는 2012년 말~올초 일제히 사료가격을 인상하고 6개월이 지나도록 가격 인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생산비를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축산업계는 이러한 움직임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으로 최소한 하반기에는 사료가격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배합사료업계가 직면한 상황은 녹록지만은 않다.
국제 곡물가격은 앞에서 설명한대로 가격이 하락 안정화된 것은 분명하지만 국제곡물가 이외의 다른 변수로 인해 인하가 아닌 다시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 밀 등과 함께 배합사료 주원료인 박류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식물성 박류는 2005년 대비 2012년 평균가격이 92%나 상승하는 등 사료가격 안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는 식물성 박류의 주요 수출국인 동남아 국가들이 자국 축산물 수요의 증가로 전량 수출하던 물량을 자국 내 사료용으로 상당수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연초 원달러 환율 전망도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달러화 공급을 늘리는 정책)으로 인해 1050원 이하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2분기 배합사료 가격 하락이 점쳐졌지만 연초 환율전망이 3월부터 빗나가기 시작해 현재 112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상황이 좋지 못하다.
여기에 지난달 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돈을 푸는 것)를 축소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고 여기에 엔저까지 겹치면서 환율상황은 현재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배합사료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예상 환율을 1070원대로 맞춰 사료가격을 책정했는데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료곡물 가격 하락분을 모두 잃어 버렸다”며 “지난달에만 환차손 61억원을 보는 등 오히려 배합사료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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