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생태축산 모티브, 뉴질랜드] 모유와 닮은 산양유…세계 유제품 시장 장악 예고
[산지생태축산 모티브, 뉴질랜드] 모유와 닮은 산양유…세계 유제품 시장 장악 예고
  • 김재광 기자
  • 승인 2018.05.16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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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유통신문 김재광 기자] 국토의 64%가 산림인 나라 대한민국. 우리는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숲과 산악지형을 보유하고 있다. 수려한 자연풍광과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활용에 발목이 잡혀 있다. 그러나 최근 자연 그대로의 산지를 최대로 활용해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산지생태축산 도입 논의가 한창이다. 산지생태축산 활성화에 가장 적합한 축종으로 꼽힌 염소, 그중에서도 유산양 산업의 경우 아직 걸음마 단계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세계적인 낙농 강국 뉴질랜드의 유산양 산업을 조망해 본다.

2017 인천세계수의사대회를 기점으로 자연과 사람, 동물은 하나로 연결된다는 원헬스(One-health) 개념이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산지생태축산은 가축의 사육 환경에 따른 질병관리와 사람과 자연의 융화라는 측면에서 ‘건강한 세상’ 구현의 한계를 타파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도 통한다.

산지생태축산 적합 축종으로 꼽힌 염소는 국민행복을 위한 6차산업과 사육환경 외에도 초지 식생 변화에 점진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주목된다. 뉴질랜드에서는 목초의 질을 향상시키고 잡초 방제를 위한 저비용 비화학적 대안으로 염소사육을 주목한다. 때문에 유산양 산업의 생산케파를 늘리기 위해 근본적인 문제점 도출과 해결방안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유산양 품종 중 자넨종과 알파인, 토겐버그의 원산지는 스위스다. 그러나 이 품종들은 뉴질랜드 유산양 대표 품종으로 등극하며 세계에서 인정받는 산양유를 생산해 내고 있다.

뉴질랜드 유산양의 9~10개월령 평균 산유량은 일당 3~4kg, 최대 6~8kg수준을 보인다. 뉴질랜드처럼 순수 초지급여와 달리 농후사료를 급여하는 국내 유산양 평균 산유량이 1.5kg~2kg대를 웃돌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종축개량과 우수 개체 육성이 시급한 상황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국내 염소 관계자는 “이번 국내 염소 수입에 육용 보어와 함께 체험목장 및 우유생산을 위한 유산양도 대거 포함됐다”며 “국내 농가들과 유가공 업체들이 산양유 원유뿐만 아니라 분유 및 가공품 생산에 관심을 갖고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산양유 바람 태평양 건넌 이유는
   맛과 영양 갖춘 모유 닮은 우유

산양유의 맛은 어떨까? 기본적으로 산양유는 소화 흡수가 쉬워 배탈이 나거나 속이 불편한 경우가 적다. 산양분유 외에 원유 또한 고소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는 것이 해외서 이를 맛 본 육아맘들과 주요 맘카페의 평이다. 때문에 아기의 피부염, 소화불량, 유아변비에 산양분유는 꾸준히 추천되지만 가격대가 높아 선망의 대상이면서도 아기를 위해 구매를 주저할 수 없는 식품이기도 하다.

뉴질랜드의 콜린 프로서 (Colin Prosser) 박사 외 4명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소와 염소 우유의 위장 소화, 영아 및 어린 소아의 체외 소화 조건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염소 우유가 모유에 풍부한 β-형 카제인이 풍부해 소화가 잘된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모유와 성분이 유사해 소화는 물론 아토피성 피부염 등 알레르기 증상 호전에도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뉴질랜드 산양유의 맛을 직접 느껴보기 위해 뉴질랜드 북섬 Tirau dairy goats 농장을 방문했다. 이곳 산양 우유를 2컵이나 들이키고 풀내음 섞인 염소 특유의 향이 있을 것 같다는 편견을 버렸다. 바닐라 향의 달달함이 부드럽게 목을 타고 말끔하게 넘어갔다. 속이 불편하거나 탈이 나지도 않아 농장주에게 엄지척을 그려줄 수밖에 없었다.

시음을 같이한 국내 염소업계 관계자는 “목초지에서 풀만 먹어서 그런지 국내 산양유보다 묽은 느낌이지만 국내 청소년들 기호에는 이런 산양유가 더 알맞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뉴질랜드 산양유는 젖소 우유와 별개로 영양과 의학적 특성을 가진 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시음을 권한 유산양 농장주는 “알레르기 유발이 낮고 수월한 소화를 돕는 산양유 특성으로 생산량 90%가 유아용 조제유로 생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 유산양 ‘잠재력’ 주목
   각 지역서 사육 권장 ‘열중’

앞서 시리즈에서 뉴질랜드의 3가지 염소산업 갈래를 소개했다. 뉴질랜드 염소산업 중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낙농업으로서의 염소 산업은 1970년대 후반 시작돼 90년대 이르러 이른바 ‘신흥산업’으로 급부상했다.

유산양 사육두수는 2000년대 들면서 11만두 규모에서 2012년 8만두까지 감소추세로 접어들었지만 산유량은 늘고 있다. 축군 관리로 두당 산유량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현재 뉴질랜드에서는 약 100여개 농장 6만6000두의 유산양이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유산양 사육인구의 70%이상이 완만한 평야와 비옥한 구릉이 이어진 와이카토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뉴질랜드 비즈니스혹스베이(business hawkes bay)가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산양 사육의 잠재적인 이점으로 178개의 새로운 일자리와 15억 달러의 수익 창출이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분석에 최근 뉴질랜드 북섬 중부 마나와투(Manawatu) 지역에서는 우유 생산을 위한 유산양 단지를 만들고 6개 농장에서 산양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뉴질랜드 유산양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목축 국가를 위한 토지 이용 선택권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들도 잠재 사육인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고심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과 인도 등 거대 인구 국가의 소득 수준이 상승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우유와 낙농 제품의 소비도 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을 타고 유산양의 특별함에 부가가치가 얹어지면서 낙농 강국 뉴질랜드에서는 유산양 사육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 협동조합 중심 쿼터제 시행
   분유 중심 유제품 아시아 공략

뉴질랜드는 해밀턴과 와이카토, 애슈버턴, 혹스베이 등지에 뉴질랜드 낙농염소협동조합 (NZDGC)이 설립돼 있다. 1984년에 뉴질랜드 전역에 산재한 염소우유 협동조합을 합병하고 출범한 이 조합은 현재 뉴질랜드 낙농 염소 우유의 80%를 소화하고 있다. 특히 뉴질랜드 낙농협동조합은 중국의 한 유가공 브랜드에서 거금을 투자해 2016년 혼합공장까지 세우며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뉴질랜드 유산양 농장주 리머(Riemer) 씨는 “조합원들은 착유후 협동조합으로 보내고 조합은 분유사에 납품하는 구조를 띈다”며 “연중 착유를 하지만 10월 11월엔 평균 산유량이 5kg수준까지 상승한다”고 밝혔다.

쿼터제 운영으로 유지된 가격에 꾸준히 납유하기 때문에 평균 산자수가 3~4두 수준을 보이지만 농장 적정 두수 이상은 도축한다고 전했다. 국내 원유쿼터제처럼 할당량 이상 생산량에 대해서는 낮은 금액으로 판매하거나 쿼터배정에 패널티를 받게 된다.

국내서는 육용종 구분없이 유산양도 염소고기로 모습을 드러낸다. 숫산양이나 도축될 개체를 육용시장에 내놓는 경우는 없냐는 질문에 리머 씨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쿼터에 따라 적정 두수를 제외하고 산유량이 떨어지는 암소 등 절반이상을 도축한다”고 말했다.

리머씨는 또, “유산양 사육은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높으면서 일반 우유보다 산양유 시중가격은 대체로 2~3배 높아 별다른 걱정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New Image Group(NIG)은 산양유를 중국, 중동 및 동남아시아에 유아용 조제 분유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노인과 건강상 산양유 섭취를 필요로 하는 이들의 영양제품을 개발해 큰 부가가치 창출을 하고 있다.

뉴질랜드 유산양 업계에서 우유는 극히 일부 제품이다. 생산된 90%의 산양유는 분유제조에 활용되고 일부는 요구르트와 치즈로 가공돼 동남아시아를 주력으로 중동 등 세계 각지로 수출된다. 내수 상품으로도 치즈, 요거트, 분유, 백색시유, 아이스크림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전유(성분 제거 하지 않은 우유)는 소규모 상점에 프리미엄 제품으로 입점하고 있으며 최근 치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뉴질랜드 염소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기업군에서는 아시아 지역 산양유의 혼합 조제 분유 생산에 대한 전망이 밝은 것으로 분석하고 평판 좋은 뉴질랜드 브랜드를 설립해 아시아 지역으로 공격적인 확장을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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