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리딩컴퍼니 다운 모습 보여야
'하림' 리딩컴퍼니 다운 모습 보여야
  • 김재민 기자
  • 승인 2012.05.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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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경비 현실화’ 정부 적극적 중재 없어 아쉬워

(주)하림과 하림과 거래하는 육계사육농가들이 사육비 현실화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였으나 몇차례 만나보지도 않은채 양측이 협상결렬을 선언하며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하림 사측이 하림농가협의회 회장 및 임원진에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하림농가협의회 회원은 하림과 거래하는 농가로 구성되어지기 때문에 재계약이 안될 경우 결국 협의회 회원과  임원 자격은 곧바로 상실되고 사육경비 현실화 투쟁을 이끌어온 지도부가 사라지면서 농가협의회의 동력이 상실되고 조직이 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림 사측은 농가협의회 임원진 일부에 대한 재계약 해지는 이번 사육경비현실화 문제로 촉발된 갈등과는 관계가 없으며 지난해 출범한 대한육계협동조합에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그것도 모자라 이사와 대의원 등으로 활동하는 것은 경쟁업체와 거래하는 일로 상식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하림 사측은 수차례 육계조합 탈퇴 및 임원 및 대의원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아 계약 말료일을 앞두고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하게 된 것이라 해명했다.

하지만 이들 농가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한육계협동조합이 육계와 관련된 어떤 경제사업도 하지 않고 있고 이들 계약해지 통보농가들의 경우 하림과만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하림사측의 주장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번 하림농가협의회의 사육경비 현실화 요구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닭값이 좋지 않은데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으나 또 한편에서는 지난해 그리고 지지난해 닭값이 좋을 때는 하림이 사육경비를 현실화 해주었냐도 살펴보아야 할 일이라며 현재의 닭 시세만을 가지고 농가들의 요구가 정당하냐 정당하지 않냐를 논할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번 하림과 하림농가협의회간의 사육경비를 놓고 일어난 협상과 농가들의 투쟁은 국내 닭계열화사업이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과거 산발적 투쟁은 있었지만 당시에는 농가들의 조직체를 계열화업체들이 인정하지 않았었고 현재 하림농가협의회는 2005년 이후 하림이 사업의 파트너로 인정해왔기 때문이다.
일련의 상황들을 고려할 때 하림이 협상에 임하는 자세는 달라져야 한다. 당장의 협상에서 안된다고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농가협의회를 설득해 가며 절충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낙농/유가공부분이 주기적으로 원유가격 현실화 문제를 두고 치열한 협상을 벌여 결국은 합의점을 찾아냈던 것처럼 상대방의 주장을 부정하고 상대방의 조직을 와해시키려는 시도보다는 절충점 모색에 나서는 것이 국내 육계계열화사업의 리딩컴퍼니 하림이 할일이다.
특히 낙농/유가공분야 원유가현실화 협상 당시 장관까지 나서며 적극적으로 사태해결을 위해 농림수산식품부가 노력했던 것처럼 하림과 농가협의회 문제도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낙농가들이 수십년 동안 원유가격 현실화를 위해 주기적으로 투쟁해왔던 것과 달리 육계농가들의 투쟁은 이번이 처음이고 투쟁강도도 전체 육계농가가 아닌 전체 산업의 18%를 점유하고 있는 하림과 거래하는 농가로 한정되어 있어 정부가 받아드리는 심각성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지적했던 것처럼 육계산업에서 하림이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 그리고 산업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사육경비 현실화 투쟁임을 감안해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로 산업에서 좋은 선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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