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터뷰]임재화 한인홍 대표이사
[CEO인터뷰]임재화 한인홍 대표이사
  • 이은용 기자
  • 승인 2022.06.27 0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인홍처럼 독자 브랜드-매장 만들어 확장시켜라”
여러 곳 관심 갖지 말고 ‘선택과 집중’이 성공 비결
고객과 신뢰 두텁게 쌓이면 ‘정치적 파장’도 견뎌내
세대별 마케팅 등 트렌드 변화 맞춘 마케팅 전략 짜야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관세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신선농산물 수출기업 CEO가 되는 사례는 거의 드물 것이다. 임재화 한인홍 대표이사가 바로 드문 케이스다. 그는 잘 다니고 있던 관세청을 나와 지난 2009년에 인삼수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고향(충남 금산)으로 향한다. 관세청에서의 삶은 안정적이었지만 미래가 불확실했기 때문에 자리를 박차고 나와 홍콩과 중국을 타깃으로 정하고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임 대표이사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한인홍은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 농식품 브랜드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임 대표이사는 탁월한 식견과 감각을 가진 인물로 사업 시작 10년 만에 한인홍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출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만들었다. 임 대표이사는 앞으로 대형유통업체와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갖추도록 노력할 것이고, 신선농산물로만 1,5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늘릴 수 있게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임 대표에게 신선농산물 수출기업으로서 생존법과 노하우를 들어본다.

임재화 한인홍 대표이사
임재화 한인홍 대표이사

-공무원이 CEO가 된 배경은.

“관세청 공무원으로 평생 살 것도 아니고, 나름 보람 있고 발전적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오게 됐습니다. 관세청에서 근무했던 경험과 정보 등이 있어 인삼으로 무역업을 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국내 인삼시장은 정관장과 농협홍삼, 일부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어 국내 시장은 별 메리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중국과 홍콩 시장을 타깃으로 잡고 문을 두드리게 됐습니다.”

-한인홍 소개와 발전 과정은.

“한인홍을 만들게 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우선 원료만으로는 회사를 설립하고 발전시키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 그 당시에도 한국 기업끼리 경쟁이 심해서 이익이 얼마 안 남는 구조여서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지 않고 성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2012년 독자 브랜드인 한인홍을 만들어 사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홍콩에서 매장을 얻기가 힘들었습니다. 임대료도 비쌌고 건물주에 끌려 다니는 구조였기 때문에 독자 매장을 만들게 됐습니다. 이런 과정을 걸쳐 점점 한인홍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고, 2016년 국산 신선농산물 수출을 시작으로, 점점 매출액을 높여갔습니다. 현재는 홍콩에 직영매장 36개를 운영 중이며, 매출은 600여억 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는.

“시진핑이 집권하고 나서부터 건강식품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15년 중국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고, 사드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한 동안 어려움을 겪은 바 있습니다. 아울러 홍콩에서 반 중국 시위인 우산시위가 대규모로 바뀌면서 영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정치적인 문제가 사업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그동안 쌓아온 인지도와 소비자 신뢰 덕분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사업을 철수해 타격이 있을 것 같았는데 중국 관광객들이 잊지 않고 매장이나 온라인 구매를 통해 우리 인삼 제품들을 구입했습니다. 어려운 시기 잊지 않고 찾아온 고객들 때문에 어려움을 잘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한인홍 금산공장에서 직원이 인삼제품을 포장하는 모습.
한인홍 금산공장에서 직원이 인삼제품을 포장하는 모습.

-농산물 수출 기업 생존법은.

“우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필요합니다. 다른 기업들을 보면 여러 곳에 수출을 하는 경우를 봤는데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수출인력도 부족하고, 언어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사례를 많이 봤습니다. 한인홍처럼 홍콩이면 홍콩 등 한 곳을 타깃으로 삼아 그 시장에서 노하우를 쌓고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또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장점이 있는데,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장에서도 품질과 규격 보장만 확실히 되면 물건을 먼저 선점할 수 있고,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합니다. 이 점을 확실히 살려 경쟁력으로 삼는다면 생존 확률도 높아질 것입니다.”

-또 다른 생존 포인트 있다면,

“제가 홍콩에서 매장을 낼 때 발품을 직접 팔았습니다. 주위의 상권을 분석하고 우리 매장이 들어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분석했습니다. 주위에 경쟁회사 제품 상권이 형성되거나 부유층이 얼마나 분포하는지를 살펴 매장을 냈습니다. 또 품목다양화를 통해 이익을 보다 극대화했습니다. 신선농산물은 20일은 이익을 남기고 5일은 적자, 5일은 적자나 이익이 안 나는 구조여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고, 특히 한인홍은 인삼으로 유명한 매장이었지만 신문사(인삼 광고 위주) 등 광고를 보고 찾아온 소비자들이 신선농산물이 있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가지며 매출이 확대되는 효과도 봤습니다. 현재는 신선농산물 판매 매출이 더 늘었습니다. 무엇보다 세대별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고령층과 MZ세대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짜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정부나 관련 기관 지원 사례는.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농림축산식품부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실시하고 있는 지원 사업 등을 적극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초기에는 광고 마케팅 비용이나 물류비, 판촉비 지원 등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굉장히 도움이 됐고, 지금도 지원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도움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안승현 현 aT 수출유통부 차장의 도움을 받아 국산 신선농산물 수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인삼 말고 품목 다양화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안 차장이 마침 그 당시 강원도 지역으로 근무지를 변경하면서 강원도 농산물 수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복숭아를 시작으로 지금은 전국에서 과일과 채소 등 100여개가 넘는 품목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앞으로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홍콩수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 다변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말레이시아에 한인홍 매장을 오는 11월까지 3개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10개 정도로 늘릴 예정이고, 앞으로 중국 청도, 호주, 베트남, 싱가포르 등지에도 매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한식 외식사업에도 도전할 예정입니다. 특히 홍콩에 외식 매장을 포함해 매장을 100여개로 늘리는 게 목표이며, 매출 3,000억 원, 신선농산물 매출 1,500억 원을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아울러 홍콩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게 목표이며, 가공식품 수출도 늘려 바잉파워가 생겨 경쟁력 있는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농림축산식품부․농축유통신문 공동기획, 제작지원: 2022년 FTA 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