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은 농가 피해 줄이는 길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은 농가 피해 줄이는 길
  • 홍귀남 기자
  • 승인 2013.04.19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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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패커 대형화로 농가 설 자리 줄어들어

최근 과다한 유통 마진으로 축산물 소비자 가격이 높다는 언론의 보도로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해결 대안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부터 추진된 협동조합형 대형패커 육성사업이 현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지면서 축산분야 유통구조 개선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축산분야의 계열화사업의 폐해를 넘어서는 방법으로 민간중심의 계열화사업과 경쟁이 가능한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협동조합형 패커를 지향하고 있는 도드람양돈농협 이영규 조합장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협동조합형 패커란 무엇이며 국내 축산업에 왜 필요한가.

▲국내의 양돈계열화사업은 1980년대에 태동해 성장했고 ’90년대에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계열화사업은 효율 중심으로 생산 원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렇지만 아직 양돈계열화비중은 아직 20%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는 양돈시장에서 그 비중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비중이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생산자 중심의 협동조합형 계열화사업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해야만 민간 계열화사업을 견제함과 동시에 수급 조절도 가능하다.

축산계열화는 크게 수직계열화와 수평계열화로 분류되는데 민간 자본의 축산계열화는 생산계약을 중심으로 하는 수직계열화이고 협동조합의 축산계열화는 수평과 수직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형태이다.

이러한 개념이 발전한 것이 생산부터 가공, 판매까지 아우르는 통합경영체계인 ‘패커’ 이다.

현재 민간 패커는 국산 돼지고기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즉, 기업 중심의 패커는 기업 이윤에 사업의 초점이 맞춰져 과점적 시장 점유를 유도·형성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점차 양돈농가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협동조합형 패커가 필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농가의 입장에서 협동조합형 패커는 ‘시장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조직이 될 수 있다. 가령 가공업체, 대형 유통업체 등 일부 독과점업체들이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때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데 계열화된 협동조합형 패커가 있다면 이러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과거 법적 규제로 기업이 생산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법적 규제를 풀어줘 기업들의 생산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보니 농가의 자리에 위협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FTA체결 등으로 수입 축산물과 국내 경쟁뿐만 아니라 세계 경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전업농구조의 국내 축산업 구조가 무너지고 있어 축산산업의 존폐 위기까지 와 있다.

-새정부에서 추진 중인 협동조합형 패커의 나아갈 방향.

▲협동조합은 자생적인 농민의 조직이기도 하며 정부의 정책 사업을 대행하는 보조적인 역할도 한다. 즉, 공공과 농민의 상생을 전제로 하는 사업체이다. 협동조합형 패커가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또한 독과점에 대한 견제, 시장실패의 보완이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에 대기업 중심의 패커와 균형적 경쟁이 가능한 것이다.

패커의 필요성은 유통구조 개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유통구조의 단순화이다. 유통구조 단순화를 다시 말하면 물류구조의 변경이다. 그 예로 도드람안성LPC의 경우에는 도축부터 가공까지 한 자리에서 이뤄지다 보니 돼지의 이동에 따르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소비자까지 돼지고기가 가는 과정에서 여러 중간유통 단계를 거치다보면 자연히 비용도 증가해 그 비용 증가분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러한 유통구조가 패커 중심의 구조로 변경될 경우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사먹는 가격이 약 10%정도는 인하 요인 발생과 이로 인한 농가의 생산비는 약 5%정도 인하 요인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정부에서는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농협 또는 품목농협으로서의 패커의 역할.

▲농협중앙회는 품목조합 중심이며 품목조합은 회원 중심이다. 중앙회는 하나로마트와 같은 우수한 판매 조직을 확보하고 있고 품목조합은 조합원과의 보다 긴밀한 소통으로 생산에 우수하다. 품목조합들은 회원 중심이다 보니 열악한 자본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중앙회는 튼튼한 자본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렇듯 상호 보완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앙회는 품목조합들이 패커로 성장할 수 있게끔 지원해주고 품목조합들은 경쟁을 통해 대형 패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도드람양돈농협은 생산부터 가공, 판매까지 모든 단계를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국내 돼지고기 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또한 5월까지 사료가격동결을 결정하는 등 회원 양돈농가의 경영 안정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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